이춘재 8차사건 담당 경찰, 옥살이 윤씨에게 사과

기사등록 2020/08/11 18:48:04

"내가 잘못한 것은 사실, 진작 사과하고 싶었다"

변호인 추궁에는 "기억 나지만 의심 못 해" 발뺌

[수원= 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 후 출소한 윤모씨가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5.19.  semail3778@naver.com
[수원= 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 후 출소한 윤모씨가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5.19.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이춘재 8차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이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진 재심청구인 윤모(53)씨에게 사과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심리로 11일 열린 이춘재 8차사건 재심 4차 공판에서 당시 담당 경찰 심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심씨는 8차 사건 당시 윤씨를 범인으로 검거한 공으로 특별승진했다.

심씨는 이날 재판에서 "너무 오래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내가 잘못한 건 사실이다. 진작 사과드리고 싶었다. 죄송하다. 저로 인해 잘못된 조사를 받았다"라며 사과했다.

심씨는 임의동행으로 윤씨를 경찰서로 데려와 범행 자백을 받기 위해 잠을 못 자게 감시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폭행이나 욕설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또 동료 경찰관인 최모씨가 윤씨를 다른 조사실로 데려가 자백을 받았는데, 윤씨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뒤 그때 폭행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윤씨 측 변호인은 심씨가 작성한 윤씨 경찰 조서를 제시하며 실제 윤씨와의 문답을 기재한 것이 아니라 수사보고를 토대로 직접 문답을 만들어 작성한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심씨는 "그렇게 했을 리 없지만 그렇게 됐다면 잘못한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재판부는 심씨에게 정확한 답변을 요구했고, 심씨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피고인이 100% 범인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현장검증 당시 윤씨가 담을 넘는 시늉만 할 뿐 담을 넘는 사진은 없다"며 "이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고 밝혀질까봐 시늉만 하도록 한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심씨는 의도적으로 피고인을 범인으로 만들려 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리가 불편한 피고인이 장애로 인해 피해자의 집 담을 넘을 수 없어 범행이 어렵다는 의심을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방사성동위원소 검사결과 때문에 그때는 피고인이 100% 범인이라 생각했다. 현장검증에서 담을 넘지 못한 것은 기억나는데 의심은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심씨는 증인신문이 끝난 뒤 윤씨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퇴정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오후 2시 당시 수사기관 관계자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당시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자택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잠을 자다가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이다.

윤씨는 이듬 해 범인으로 검거돼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씨는 사건 당시 1심까지 범행을 인정했다. 하지만 2·3심에서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윤씨는 감형돼 2009년 출소했고, 이춘재의 자백 뒤 재심을 청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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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8차사건 담당 경찰, 옥살이 윤씨에게 사과

기사등록 2020/08/11 18:48:0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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