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왕좌 쟁탈전]올 여름 맥주전쟁 '카스 vs 테라' 승자는?

기사등록 2020/08/06 13:00:00

오비맥주, 2012년 왕좌 탈환 뒤 8년간 수성에 성공

하이트진로, 지난해 반전 위해 테라로 승부수 던져

오비→하이트→오비→( )…다음 왕좌는 누가될까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맥주 시장에서 새로운 왕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주력 제품인 카스를 내세워 2012년 이후 8년간 왕좌를 지켜온 오비맥주의 아성을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반격을 하고 있어서다.

아직은 카스 판매율이 테라를 앞도하고 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테라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에는 오비맥주가 '오비' 제품을 앞세워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를 앞도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90년대 초 오비맥주는 모기업인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두산전자가 낙동강에 폐놀을 무단으로 방출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소비자들은 오비맥주를 불매운동하기도 했다.

이때 경쟁사인 조선맥주는 '천연암반수, 깨끗한 물로 만들 제품'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하이트를 출시해 국내 맥주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조선맥주는 하이트 출시 이후 사명을 하이트진로로 변경했다.

90년대 초 70%를 육박했던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서서히 추락했고 결국 1996년 하이트진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2000년에는 30%대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의 기세는 2000년대 후반까지 이어졌지만 왕좌 탈환을 위해 오비 맥주가 90년대 후반 오비라거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을 때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비라거는 배우 박중훈이 랄라라 댄스를 추며 "라거 주세요"라는 멘트를 전국적으로 유행시키며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쁜 기업 이미지에서 재미있는 기업 이미지로의 변화를 준 것이다.

이후 오비맥주는 카스 맥주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는데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한 전략이 시장에서 먹혔다. 2007년에는 주력제품을 라거에서 카스로 교체하며 2012년 16년만에 다시금 국내 맥주시장에서의 왕좌를 탈환했다.

경쟁사 제품인 하이트가 그냥 마시기에는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은데 반해 카스는 카스 후레쉬, 카스 레몬, 카스 라이트 등의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출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대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카스의 독주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테라를 출시하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테라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1위 탈환의 선봉자을 맡은 만큼 20~30대 젊은 층 공략에 중점을 두며 카스의 성공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전략을 취했다.

맥주는 갈색병이라는 공식도 깨졌다. 테라는 출시 초기 녹색을 앞세운 패키지 디자인을 선보이며 젊은 맥주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과거 소주시장에서 투명한 병에 담겨 판매되던 진로가 녹색병에 담긴 참이슬의 등장하며 소주시장에서 왕좌를 내준 상황과도 매우 유사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테라는 지난해 출시 이후 각종 프로모션 등을 전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맥주 1위 제품인 카스를 따라붙는다는 각오다.

맥주 판매에 따른 세금을 걷고 있는 국세청을 제외하고 정확한 시장점유율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은 없지만 대체적으로 점유율 측면에서는 오비맥주가 유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2019년 국내 맥주 소매시장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판매량은 4억1925만ℓ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지만 하이트진로의 판매량은 2억6412만ℓ로 8% 늘었다. 시장 점유율의 경우 오비맥주가 49.6%, 하이트진로가 25.3%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국내 맥주시장에서는 오비맥주가 40% 중후반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하이트진로가 30%대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소매점을 비롯해 전체 유흥 시장 판매율 등을 고려할 때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이 40%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류업계에서는 수성을 하는 오비맥주와 공성을 펼치고 있는 하이트진로 중 어떤 기업이 2020년대 새로운 왕좌에 이름을 올릴 지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강남이나 여의도, 홍대 등에서의 테라의 인기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테라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경우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카스와 테라의 격차는 20% 이상 벌어진 상태로 유지됐다"며 "상반기에 카스 판매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소식도 있어 양사의 왕좌 쟁탈전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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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왕좌 쟁탈전]올 여름 맥주전쟁 '카스 vs 테라' 승자는?

기사등록 2020/08/06 13: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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