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니에르병 발병 4배 늘어…고령·여성 환자 많아
여름철에 발병률 상승…습도·기압과 관련성 거론
강동경희대한방병원, 메니에르병에 한약·침·뜸 치료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이명, 귀 먹먹함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 만성적으로 반복하고 증상이 점차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와 방법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메니에르병에 대한 대규모 역학 연구가 없었다.
3일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이 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메니에르병의 역학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우리나라의 메니에르병 발병률은 계속 상승 중이고, 특히 여름과 같이 습도가 높은 계절일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상관성을 보였다.
김 교수는 국내 메니에르병 유병률 연구결과를 국제 이비인후과 학술지(Audiology & Neurotology, IF: 2.053)에 발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2013~2017년 국내 메니에르병 유병률, 연간발병률, 계절 발병률, 인구학적 특성 등을 확인한 연구다.
우리나라의 전체 메니에르병 유병률은 2013년에서 2017년 사이 총 4.3배나 상승했다. 연간 발병률도 같은 기간 동안 4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40명이 발병하는 데 반해 60대에서는 129명이나 발병하고 있어 고연령으로 갈수록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었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2.1배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습도가 높은 계절일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온다습한 여름 기후가 실제로 국내 메니에르병에는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외부 기압이 낮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내이의 압력이 심해지는 것, 습도가 높을수록 음속이 높아지는 것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아시아 인종에서 급증하는 발병률과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의 계절적 발병 특성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추후 더 장기적으로 계절적 변화를 분석하고 고온다습한 계절에 증상을 어떻게 조절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니에르병은 대부분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잘 쉬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저염식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카페인·술·담배를 피하는 보조 요법만으로도 증상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메니에르병에서는 이런 보조요법으로 조절이 되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에서는 귓속 수종을 없애주는 영계출감탕, 오령산, 시령탕 등의 한약 치료와 내이의 혈류를 개선시켜 전정신경계의 기능을 회복하는 귀주변 침과 뜸치료를 시행한다. 김 교수는 "양약을 쓰면서도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청력저하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 한방치료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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