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브렉시트' 협상 여전히 안갯속...7월 합의 물건너가

기사등록 2020/07/23 22:34:33

영국·EU 협상단, 공정경쟁·어업권 등 놓고 이견 계속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직원이 영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브렉시트를 이행했다. 2020.02.01
[브뤼셀=AP/뉴시스]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직원이 영국기를 철거하고 있다. 영국은 이날 브렉시트를 이행했다. 2020.02.01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포스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관계 합의를 위한 영국과 EU의 협상이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다. 영국이 주장했던 7월 협상 타결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BBC, ITV, AP 등에 따르면 영국과 EU 협상단은 이번주 런던에서 다시 머리를 맞댔지만 핵심 안건들에 대해 또 한번 깊은 이견만 확인했다.

영국의 협상대표인 데이비드 프로스트 유럽 담당 총리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이달 안에 미래관계에 관한 기본적 원칙을 합의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교통이나 EU 프로그램 참여 등의 분야에서 여러 합의를 이뤘다고 언급하면서도 "공정경쟁과 어업권 같은 가장 어려운 영역들에서 상당한 이견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9월 안에 합의가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영국은 EU에서 나온 완전한 독립국으로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이번주에도 교착상태를 벗어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쟁 여건과 어업에 관한 균형 잡인 합의에 전념하길 거부하면서 현 시점에서 무역 합의를 불가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12월 말 브렉시트 전환기가 끝나기 전에 합의를 비준하려면 늦어도 10월까지는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올해 1월 31일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했다. 다만 12월 31일까지로 설정한 전환기 동안 EU와 현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 협정 등 미래 관계를 협상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부는 지난 6월 '전환기 연장은 없다'고 합의했다. 당초 EU는 최대 2년까지 전환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영국이 거절했다.
 
양측은 연말이 오기 전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7월 집중 협상을 진행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논의에 속도를 낸다면 7월이라도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달을 넘기게 됐다.

기한 내 협상 타결에 실패할 경우 영국과 EU는 내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교역한다. 이는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혜택을 누리던 양측 사이에 갑자기 무역장벽이 세워진다는 의미다.

존슨 총리는 합의가 불발한다면 EU와 호주식 무역관계를 맺겠다고 주장했다. 호주식은 WTO 규정을 골자로 교역을 하되 항공 등의 영역에서 순조로운 운영을 위한 부차적 합의를 하는 방법이다.

EU 내부적으로도 브렉시트 미래관계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협상의 진전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바람직한 해법을 계속 요구하겠지만 EU와 독일 모두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상황을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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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브렉시트' 협상 여전히 안갯속...7월 합의 물건너가

기사등록 2020/07/23 22:34:3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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