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홍콩보안법에 데이터 백업서버 '싱가폴'로 이전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네이버가 국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저장해온 데이터 백업 센터를 홍콩에서 싱가폴로 이전했다.

이는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중국 정부로 국내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네이버 측은 국내 사용자의 개인정보 무단 반출이나 침해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네이버가 이용자들의 내밀한 신체 사이즈부터 가족 사진까지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 심지어 홍콩보안법으로 중국 정부가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를 영장 없이 가져갈 수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행 법령은 정보 수집과 이용에 관한 변동 사항이 있을 때는 사후 고지가 아닌 동의가 필수다. 그간 네이버는 동의가 아닌 통보를 통해 개인정보 등을 수집했다. 향후 관련 제도 개선으로 국민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개인정보 수집 및 국외 이전에 관한 사항을 즉각 방통위 등은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향후 민감한 개인정보를 명시적 동의없이 수집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추가로 분석하여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실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16년 10월 1일부터 국내 네이버 이용자 3200만명의 개인정보 등 데이터 일체를 동의 없이 홍콩에 위치한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해외 법인에 사설 전용 네트워크(VPN)를 이용한 원격지 전송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국내 데이터 백업을 위해 일 단위로 발생한 개인정보 및 데이터 일체를 홍콩의 자사 서버로 보냈다"고 인정하면서도 "홍콩보안법 진행상황에 맞춰 홍콩의 모든 정보를 삭제하고, 싱가폴로 이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 측은"원 데이터가 아닌 백업 데이터는 이용자들에게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아도 현행법상 위법 사항이 없다"면서 "홍콩에 전송된 데이터의 규모는 알 수 없으며, 밝힐 수 없다"고 의원실에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도 "네이버가 국내·외에 백업한 데이터 중 개인정보 데이터는 국내 법제가 요구하는 이상의 강력한 암호화를 적용해 외부의 제3자가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기존에 홍콩 지역에 저장된 백업 데이터는 이달 초 모두 삭제를 마쳤고 서버 포맷까지 마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미 삭제 조치가 완료된 기존 홍콩에 보관됐던 데이터는 네이버의 자회사를 통해 직접 관리해왔으며, 해당 저장소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정보의 제공을 요청 받은 사실이 없으며, 무단 반출이나 침해를 경험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영배 의원실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용자의 필수 개인정보부터, 네이버의 어린이 서비스인 쥬니버의 아이들에 관한 신상정보(성별·나이 등)뿐 아니라, 네이버 인물 검색 서비스 이용자들의 재직증명서·졸업증명서·경력증명서 등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출시한 서비스의 경우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까지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