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기계 좋아했던 피아니스트 조재혁, '복잡한 오르간'에 빠졌다

기사등록 2020/06/24 17:48:46

최종수정 2020/06/25 09:06:17

오르간 데뷔 앨범 발매…7월13일 기념 독주회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피아노와 오르간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관객을 찾는다.

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이 오르간 앨범 발매를 기념해 7월13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독주회)을 연다. 1부는 피아노 프로그램, 2부는 오르간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조재혁의 오르간 데뷔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은 지난해 프랑스의 에비당스클래식 레이블로 프랑스에서 공식 발매됐으며, 국내에는 올해 발매됐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어린 시절부터 오르간에 대한 동경심을 가졌다. 맨해튼 음악대학 예비학교에서 오르간을 처음 접한 이후, 오르간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르간의 매력을 '복잡성'에서 찾았다.

"어릴 적부터 복잡한 기계를 좋아했다. 세탁기, 탁상시계 등 안 뜯어본 기계가 없다. 처음에는 오르간이 기계적으로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 궁금했다. 이후 매커니즘을 이해하면 할수록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결과(의 소리)를 얻을 수 있겠구나 상상할 수 있게 됐다."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email protected]
그러면서도 오르간을 배울 당시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조재혁은 "피아노를 이미 배웠기에 건반 운지법은(그나마 수월했다)제일 머리가 어지러운 건 페달이었다. 인간으로서 가능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는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아는 넘어지지도 않고 피겨 스케이팅(무대를 보여준다)그런 걸 보면 오르간 치는 건 힘들어보이지도 않는다. 반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는 제목처럼 바흐, 비도르, 리스트의 음악이 담겼다. 바흐 ' 토카타와 푸가 BWV 565', 비도르, 바흐 '추억 중 제5곡 시칠리아노', 비도르 '교향곡 5번 Op.42-1 중 5악장 토카타', 리스트 '바흐 주제에 의한 환상곡과 푸가' 등이 실렸다.

이외에 눈에 띄는 수록곡은 김택수 '파도'다. 이 곡은 음반을 제작한 에비당스클래식이 한국 작곡가의 곡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으로 수록됐다. 이 곡은 이 앨범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곡으로, 조재혁이 김택수에게 위촉한 곡이다.

조재혁은 이 곡에 대해 "화성은 프랑스적이나 주 멜로디에는 한국 민요 가락을 넣었다. 굉장히 국제적인(다국적인) 곡이 나왔다. 처음에는 조용히 시작해 파도가 일면서 해일까지 나오는 것처럼 번쩍이고, 잔잔해지는 짜임새의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르간 음반이 많이 나와있는 상황이다.(그러다보니)피아니스트면서 오르가니스트인 연주자가 내놓는 음반으로서 차별화가 필요했다. 유럽 사람들에게(이 곡이)굉장히 신선하게 다가가는 것 같더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email protected]

마지막 곡은 리스트의 "코랄 'Ad nos, ad salutarem undam'(우리에게 치유의 물결을)에 의한 환상곡과 푸가"다. 

이에 대해 조재혁은 "수록곡 리스트에 엄청난 곡이 있다. 오르간 공부할 때(연주를)꿈꿨던 곡이다. 리스트가 연주 생활을 마치고 작곡 생활에만 전념하던 때에 오르가니스트 친구를 위해 쓴 대곡이다. 되게 어렵다. 언제 연주를 해보나 싶었는데, 음반에 넣는다고 하니(음반사가)흔쾌히 동의해 주더라"며 이 곡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이번 녹음은 프랑스 파리의 유서 깊은 마들렌 성당에서 이뤄졌다. 유명한 관광지로 항상 붐비는 탓에 녹음은 오후 7시부터 새벽까지 3일간 진행됐다. 조재혁은 이곳에서의 녹음을 "상상도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들렌 성당은 정말 유명한 사람들이 거쳐간 곳이다. 쇼팽이 죽었을 때 장례식이 열렸던 곳이다. 생상스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오르가니스트직을 봉직했다. 그곳에서 녹음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오르간 사회에서 유럽은 콧대가 높다.(마들렌 성당이)외부 사람들을 잘 받아주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그럴 만한 게 몇 백년된 오르간이기도 하고, 그만큼 고장날 여지가 많다."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재혁의 오르간 앨범 'Bach, Liszt, Widor: Jae-Hyuck Cho at the Great Organ at la Madeleine'(바흐, 리스트, 비도르: 조재혁의 마들렌 성당 대오르간 연주)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열렸다(사진=클래식앤 제공)2020.06.24 [email protected] 

이번 음반을 자세히 들어보면 파리의 지하철 소리가 들린다. 조재혁은 이 소리가 마들렌 현장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그대로 두었다. 이 덕분에 앨범을 들으면 현장에서 대오르간을 직접 듣는 듯한 느낌이 난다.

7월13일 공연에서는 앨범에 수록된 곡 외에도 박종훈의 '오르간 솔로를 위한 콘서트 패러프레이즈(편곡의 일종)로 샹젤리제'가 끝곡으로 연주된다.

당초 조재혁은 6월 말 베토벤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영국 런던 데뷔를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안타깝게 취소됐다. 그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좌절하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울증을 겪고,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제 곡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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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기계 좋아했던 피아니스트 조재혁, '복잡한 오르간'에 빠졌다

기사등록 2020/06/24 17:48:46 최초수정 2020/06/25 0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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