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표의 횡령과 세차례 사명 변경 이력 있어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최근 환매중단이 일어나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제2의 라임자산운용으로 불리우고 있다. 부실자산에 투자함과 동시에 돌려막기식 펀드를 운영해왔다는 의혹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대부분이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해 알지 못했다. 설립한지 12년이 된 사모운용사였으며, 두차례 사명 변경의 이력이 있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전신은 2009년 이혁진 대표가 세운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이다. 이혁진 전 대표는 신영증권, 마이에셋자산운용, CJ자산운용 등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
2009년 4월 설립된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은 그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집합투자업을 인가를 받으면서 자산운용업을 시작했고, 2011년 10월 투자일임업을 등록하면서 사업을 넓혀갔다. 설립 당시에는 유명 배우 이서진을 상무로 앉혀 유명세를 펼쳤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선거에 낙마한 이후 횡령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명 변경으로 이어졌다. 2013년말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은 이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이사회를 열어 그를 해임하는 안건을 올리는 등의 갈등이 나타났다.
당시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측은 내부 감사 결과 이 전 대표가 20억원 규모의 횡령과 배임을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고, 이 전 대표는 김진수 전 각자대표가 경영권을 뺏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의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던 신영증권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 전 대표는 자리를 보존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사명을 AV자산운용으로 바꾸고 안종진 신영증권 금융자산영업 임원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대체투자부문을 강화했다. 또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해 사모펀드전문운용사로 탈바꿈했다.
2017년 6월에 다시 한번 사명 변경이 있었다. AV자산운용은 사명을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바꾸고 공기업 매출채권 사모펀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2018년 사실로 드러나면서 이 전 대표의 해임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이 전 대표가 지난 2013년부터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가지지 않고 가지급금 명목으로 회사돈을 빼돌린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옵티머스자산운용 이사회에 이 전 대표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다.
여기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투자자들이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이 전 대표의 지분이 전부 공매로 넘어가게 됐고, 이후 김재현 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취임하는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이후에도 매출채권펀드를 중점적으로 팔아왔다. 특히 회사 측은 공기업과 거래하는 기업들의 매출채권만을 사들이고 있다고 투자자에게 강조해왔다. 특히 3·6·9개월의 짧은 만기로 3~4%의 수익률을 제공해 환매 중단이 일어나기 전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이같은 인기에도 제도권에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2차례의 사명 변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적극적으로 팔기 전까지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정액은 3000억원이 살짝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A 사모운용사 대표는 "사태 이후 옵티머스자산운용이란 곳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됐다"면서 "공공기관이랑 거래하면 망하지 않을 것이란 심리와 단기상품을 많이 찾는 투자자의 심리가 사고 확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 역시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면서 "3년전 판매사들이 공모보다 사모를 공격적으로 판매하면서 많이 팔린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판매사들은 운용능력 보다 참신하고 투자 매력이 있는 상품을 적극 홍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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