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장관 "反인종차별 무릎꿇기? 굴복 자세같아"

기사등록 2020/06/19 09:58:34

"난 여왕·아내에게만 무릎 꿇어"

야당 "무지한 발언…사과하라"

정부 "장관 개인 의견" 선긋기

[런던=AP/뉴시스] 영국 외무장관이 인종차별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한쪽 무릎 꿇기 자세를 놓고 인기 TV시리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에서 시작된 굴복의 자세라고 말해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11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를 지나는 라브 장관의 모습. 2020.6.19.
[런던=AP/뉴시스] 영국 외무장관이 인종차별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한쪽 무릎 꿇기 자세를 놓고 인기 TV시리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에서 시작된 굴복의 자세라고 말해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11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를 지나는 라브 장관의 모습. 2020.6.19.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영국 외무장관이 인종차별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한쪽 무릎 꿇기 자세를 놓고 인기 TV시리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에서 시작된 굴복의 자세라고 말해 비난에 휩싸였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논란이 거세지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가를 존중한다"며 진화에 나섰다고 BBC는 보도했다.

라브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영국에서 진행되는 흑인 인권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운동을 몰아치는 좌절과 참을 수 없는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무릎 꿇기) 행위는 해방의 상징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더 큰 역사적인 맥락이 있겠지만 무릎 꿇기는 '왕좌의 게임'에서 나온 것 같다"고 했다. 판타지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에서 등장인물들은 상대방과의 싸움에서 패배했을 때 복종의 의미로 무릎을 꿇는데 인종차별 반대 퍼포먼스가 마치 이 모습과 비슷하다는 발언이다.

라브 장관은 그러면서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고 이는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다"고 했다.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기리며 민주당 동료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있다. 2020.06.09.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기리며 민주당 동료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있다. 2020.06.09.

라브 장관은 '당신도 무릎을 꿇을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오직 두 사람을 위해서만 무릎을 꿇는다. 여왕, 그리고 내 아내에게 청혼했을 때"라고 답했다.

라브 장관은 영국 내각의 주요 인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자리를 비운 동안 총리 대행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라브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다이앤 애벗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무릎 꿇기 제스처는 2016년 미국의 운동선수들이 경찰의 폭력과 인종차별에 저항하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경찰의 만행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데 외무장관은 이걸 '왕좌의 게임'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비난했다. 무릎 꿇기 퍼포먼스의 배경조차 이해하지 못했다는 충고다.

자유민주당(LD)의 지도부도 "라브 장관의 사과를 촉구한다"며 "그가 직접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라브 장관의 발언에 대해 "장관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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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외무장관 "反인종차별 무릎꿇기? 굴복 자세같아"

기사등록 2020/06/19 09:58:3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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