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EU기업 지분 35% 매수 전 공지해야"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의 유럽기업 인수를 막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제안했다.
CNN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EU 집행위는 외국의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유럽 내 기업을 인수하거나, 공공계약을 따내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EU의 '전략적 자율성'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제안의 이유를 밝혔다.
집행위가 내놓은 제안에 따르면 1000만 유로 이상의 국가 보조금을 받은 외국 기업은 매출액 1억 유로 이상의 EU 기업 지분의 35% 이상을 매수하기 전 이를 EU 집행위에 알려야 한다.
만약 이같은 규칙을 어긴다면 벌금이 부과되거나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
티에리 브르통 내부 시장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우리는 외국 정부의 보조금이 우리의 시장을 왜곡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올바른 도구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중국 혹은 제3국 기업들이 과도한 공공 재정 지원을 받으며 유럽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국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받는 외국 자회사들은 국가 보조금과 관련해 엄격한 규정을 따르는 유럽 업체에 비해 시장에서 유리한 지점에 있다는 뜻이다.
집행위는 또 국가 보조금을 받은 뒤 시장금리 이하 수준으로 공공 계약을 입찰하는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는 방안을 고안했다.
필 호건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EU는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경제 체제를 갖춘 곳으로 교역 상대국의 높은 수준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EU의 기업은 수준 높은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 외국의 국가 보조금 등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했다.
다만 EU는 이번 보고서에 중국이라는 국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보고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기회 삼아 유럽의 저가 기업 사냥에 나선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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