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왜 지금 준법위 위원직 내려놓았을까

기사등록 2020/06/05 10:57:31

표면적으로는 "회사-위원회 업무 동시 수행 부담"

삼성, 준법위 측 강도 높은 권고 적극 수용했지만

짙어진 불확실성 속 준법위 행보에 갈등 커졌나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6.10.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6.10.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인용 삼성전자 대외업무(CR)담당 사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이후 넉 달 만에 위원직을 사임한 가운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동시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서라고 밝혔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가까운 이 사장이 돌연 사임한 데에는 삼성 또한 최근 준법위 행보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송인 출신으로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등을 역임했던 이인용 사장은 2017년 삼성 사회공헌업무 총괄고문으로 물러났다가 지난 1월20일 삼성 정기 인사에서 CR 사장으로 일선에 돌아왔다. 동시에 사측에서 유일한 준법위 위원으로 선임되며 삼성 측 입장을 외부 위원들과 조율하는 중책을 맡게 돼 관심을 모았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준법위는 홈페이지 내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장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준법위 측은 최근 위원회 권고를 계기로 회사가 사회 각계와 소통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이 사장이 회사와 위원회 업무를 함께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의 사임에 따라 후임 위원 선임 절차는 조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 2월 초 출범한 준법위가 삼성그룹 전반에 강한 변화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유일한 사측 위원인 이 사장의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그동안 준법위가 삼성에 요구해온 권고 내용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준법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도록 요구했고, 궁극적으로 80년간 유지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무너뜨렸다. 이어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 수립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 등에 대한 개선안도 주문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환담하고 있다. 2020.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지형 준법감시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환담하고 있다. 2020.02.05.  [email protected]


이에 이 부회장도 결단을 내려 직접 기자회견에 나섰고, 삼성 계열사들은 구체적 이행방안을 준비했다. 삼성은 노동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과 관련,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노사관계 자문그룹'을 이사회 산하에 두고 노사 정책을 자문 및 개선 방안 제안 등 역할을 부여하기로 했다.

준법위 출범 이후 과정에서 삼성 안팎에선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준법위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직접적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 위법 사항을 언급하고 사과하는 것은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미 이인용 사장에 앞서 지난 3월에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위원직을 사임하며 위원회 운영이 원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됐다. 권 대표는 소속 단체 내부에서 준법위 활동이 '감형 명분용'에 그칠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자 사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위는 현재까지 권 대표의 후임 인선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0.01.08.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0.01.08.  [email protected]


아울러 삼성은 다시 한 번 총수 공백의 위기에 맞닥뜨리며 불확실성이 증대했다. 이 부회장 측이 지난 2일 검찰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에서 기소 여부를 판단받겠다며 소집을 요청했는데, 검찰은 전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응수했다. 사실상 이 부회장 측이 '최후의 카드'로 소집을 신청한 수사심의위가 구성되기도 전에 법원에 출석하게 됐다.

이 가운데 준법위가 삼성 측에 강력한 개혁을 요구한다는 기조를 이어가며 이 사장 입장에서는 준법위의 움직임이 부담이 됐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준법위가 삼성 측에 가지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 사장의 위원직 사임은 이 부회장의 재가 하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준법위는 삼성으로부터 사측 내부 인사를 추천받아 위원 공석을 신속히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의 후임 또한 CR 부문 임원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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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왜 지금 준법위 위원직 내려놓았을까

기사등록 2020/06/05 10:57:3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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