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스파클링 와인, 까바
맥주 대신 튀김에 페어링하기 무난
향신료 튀는 동양음식과도 두루 어울려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낮 기온이 30도에 근접하는 날이 많아졌다.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차가운 낮술 한 잔이 간절한 요즘이다. 번거롭게 차려먹기도 귀찮고, 치킨 한 마리 배달시켜서 맥주 한 캔 하는 게 가장 간단하게 기분낼 수 있는 방법. 그런데 요즘 치킨에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이는 데 재미가 들렸다. 이 때 가장 만만하게 손이 가는 와인이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 까바다.
바르셀로나 근교 페네데스(Penedes)에서 까바가 가장 많이 생산된다. 여행사 일일투어를 이용하거나 직접 렌트해서 까바를 생산하는 와이너리를 방문할 수 있다. 까바는 마카베오, 사렐로, 파레야다 등 스페인 토착 품종을 사용해 만든다. 라임이나 레몬 같은 시트러스 향, 풋사과, 모과, 약간의 아몬드 향 등이 느껴지는 바디감이 가벼운 와인이다. 연한 밀짚색에 알코올 도수는 11~12도 정도.
샴페인과 비교하면 크리미함이나 토스트향이 덜해 오묘한 맛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좋다. '페데리코' 같이 저렴한 까바는 1만원 아래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프레시넷'이나 '보히가스'는 1만원대 중후반에 살 수 있다. 몇달 전 한 대형마트에서 페데리코 2병을 1만4000원대에 판매해 6병을 사왔다. 1병에 7000원대에 불과하니, 알코올 함량 등을 따져봤을 때 맥주 가격과 비슷하다.
까바를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은 조개류나 게, 새우 등 해산물과 페어링하면 가장 좋다. 하지만 닭고기 같은 흰 육류와도 조합이 썩 괜찮다. 특히 튀긴 닭고기와 먹으면 높은 산도와 탄산이 기름기를 씻어줘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기분이 든다. 튀긴 음식을 먹을 때 맥주와 함께 마시며 느끼함을 잡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긴 여름이 눈 앞에 있다. 취하기 전에 배부른 맥주가 싫다면, 마트나 와인숍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까바가 있는지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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