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곳만 된다"…펄펄 끓는 청약시장 '양극화' 가속

기사등록 2020/06/05 06:00:00

청약시장 호황에 이달 밀어내기 분양 물량 6만6000가구

올해 분양서 평균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 신규 단지 7곳

분양가 상한제·분양권 전매 제한 후 '옥석 가리기' 심화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견본주택 모습. 2019.12.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의 견본주택 모습. 2019.1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분양 비수기인 6월 전국에서 6만6000여 가구가 분양 예정인 가운데 청약시장에서 '옥석 가리기' 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신규 물량 감소에 대한 우려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대한 기대심리가 맞물리면서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규제가 심한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청약 열기가 뜨겁다.

특히 정부의 잇단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청약 수요가 시세차익이나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신규 단지에만 몰리면서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좋은 입지와 가격 경쟁력, 호재 등이 있는 신규 아파트 단지는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단지에서는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역과 단지에 따라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5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청약 접수한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에서는 청약 가점 만점자(84점)가 나왔다. 전용면적 59.98㎡의 당첨자 최고 가점이 84점으로 나타났다.

청약 가점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이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일 때 가능하다. 이 단지는 326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3만1277명이 신청해 평균 9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도 7곳에 달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평균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45.7대 1) ▲하남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104.3대 1) ▲과천 과천제이드자이(193.6대 1) ▲대구 청라힐스자이(141.4대 1) ▲하남 위례신도시 우미린2차(115.0대 1) ▲화성 동탄2신도시 동탄역 헤리엇(149.5대 1) ▲대구 대구용산자이(114.6대 1) 등 총 7곳이다.

반면, 청약 광풍에도 지방 시장은 분양 성적이 초라한 단지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공급한 강원 속초 '속초2차아이파크'와 강원 평창 '평창 앨리엇아파트'가 미분양 됐다. 또 제주도에서 올해 분양한 ▲서귀포 동홍동 센트레빌 ▲테라시티 더숨 ▲제이원클래시움 아파트 등 3개 단지 모두 청약 미달됐다. 충남 당진시 송산면에서 분양한 '당진 효성 해링턴플레이스'는 430가구 모집에 당해지역 청약자가 단 1명에 그쳤다.

청약시장 호황에 건설사들이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내면서 이른바 '돈이 되는'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은 청약시장 호황이 끝물이라는 판단에 묵혀 놓은 물량들을 쏟아내고 있다. 오는 7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8월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 등 정부의 추가 규제 대책이 시행되기 전 남은 물량을 총동원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의 분양 예정 물량은 71개 단지, 6만6364가구(일반분양 4만4990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총 가구수는 4만1076가구, 일반분양 물량은 2만7698가구가 증가했다. 또 전국에서 공급하는 6만6364가구 중 3만6388가구가 수도권에서 분양된다. 지방에서는 2만9976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권 전매제한이 본격 시행되면 청약시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신규 공급 축소 우려와 로또 청약 기대심리가 맞물리면서 청약시장의 과열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개발 호재 등 입지여건이 좋은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입지여건이 불리한 단지는 미달되는 양극화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가 본격 시행되면 청약시장에서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의 잇단 규제 정책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을 줄면서 입지가 우수한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되는 곳만 된다"…펄펄 끓는 청약시장 '양극화' 가속

기사등록 2020/06/05 06: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