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으면 뭐하겠노, 소고기 사묵겠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축산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평소 자주 접하지 못했던 한우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돈 벌면 뭐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몇 년 전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개그맨 박영진씨가 유행시킨 대사가 맞아떨어진다.

22일 농협유통에 따르면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지난 15~20일 한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창동점은 88%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수입육 반입이 줄면서 한우 시세가 15~20% 가량 비싸진 점을 감안해도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의 영향도 있고 수입육 감소에 따라 한우 판매량은 30~40% 가량 늘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지만, 하나로마트에는 허용돼 이 곳의 매출을 보는 것은 정책 효과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판매량 증가는 코로나19로 외식이 제한되면서 고기 수요가 폭증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잠잠해진 지금은 재난지원금 덕에 비교적 고가인 구이용 소고기가 잘 나가는 모양새다.

수입 차질과 수요 증가로 한우 가격이 강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도매가격에 따르면 한우 지육가격 평균은 1㎏에 2만923원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2월 초는 1만8000원대였다. 이후 3월 말 1만9000원대, 4월 말은 2만원대까지 올랐다.

소매가를 평년과 비교해 보면 한우 등심 100g 기준 1700원 이상 올랐다. 지난 20일 한우 등심 1등급의 100g 가격은 9313원으로 평년 7604원, 전년 7938원에서 크게 뛴 가격이다.

농협 관계자는 "한우 사육두수는 줄었는데 코로나19로 집에서 고기를 먹는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경락 가격 자체가 올랐다"며 "자연히 소매 매장에서도 20% 이상 가격이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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