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의혹 확산'에 고민 깊어지는 與…지도부 결단 내릴까(종합)

기사등록 2020/05/19 16:50:05

쉼터 논란에 아파트 현금 구입 의혹까지…與 '곤혹'

오락가락 해명에 여론 악화되자 지도부 결단 압력↑

권리당원 게시판도 윤미향 사퇴 요구로 들끓어

계파갈등 조짐도… 이재명 경기지사·이규민 비난

야권 일제히 사퇴 공세 나서…민주당 '사면초가'

내일 최고위서 조치 논의…아파트 자금 투명성이 관건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건물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0.05.18.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건물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한주홍 윤해리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당선인 관련 논란이 19일 확산일로를 걸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초 민주당은 정의연의 활동과 회계 처리 투명성 문제는 철저히 분리해서 바라봐야 할 사안으로 규정하며 윤 당선인을 향한 공세를 방어하는 입장이었다. 당 일각에서는 '정의연 비판은 친일'이라는 프레임으로 윤 당선인을 적극 엄호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새 정의연의 경기 안성 위안부 할머니 쉼터 매입·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기부금 운영의 불투명성 의혹으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당 내부 기류도 달라진 분위기다.

특히 2억원대 경매 아파트 현금 구입 의혹을 놓고 윤 당선인의 해명이 오락가락하며 파문이 확산되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사안을 무겁게 지켜보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윤 당선인과 관련한 공개 발언은 없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관련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뒤 야당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에 정식으로 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 관련해서 원내에서는 얘기하지 않고 당에서 정리하기로 했다"며 "당에서는 (아직) 어떠한 계획도 없고 언론에서 제기된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의 입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 역시 아직까지는 신중하게 지켜보자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후 한국농정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제안하고 있다. 2020.05.1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후 한국농정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제안하고 있다. 2020.05.19. [email protected]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정의연이 그동안 굉장히 오랜 시간 활동해 왔는데 이게 훼손돼서는 안된다"며 "언론보도를 보면 아직 그렇게 (당 차원의 조치를) 심각하게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당사자의 석연치 않은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키우고 있어서 자칫 국민적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초기에는 (당 안에서) 온정적인 태도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쏟아져 나오는 여러 의혹들의 크기와 방향이 지금 쉽게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자꾸 해명이 뒤바뀌거나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나오게 되면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책임 있는 태도라는 것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이지만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며 "법적인 영역과 정치적인 영역은 다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전날 윤 당선인 논란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 당과 깊이있게 상의해보겠다"고 한 바 있는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생각을 전했고 나머지는 당에서 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여론이 연일 악화되고 있는 만큼 윤 당선인의 거취 문제를 당 지도부가 신속히 결정해줄 것을 촉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열성 지지층도 들끓고 있다. 윤 당선인의 사퇴 뿐만 아니라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34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해 보라색 리본 배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04.08.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34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석해 보라색 리본 배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04.08.  [email protected]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사안을 넓게 보지도 못하고 일본의 작업이라며 질질 끌더니 이 상황은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 "애당심 없는 윤미향 사퇴시키라. 지금 물귀신작전으로 민주당 끌려가는거 안보이냐", "지금 정의연 사태로 인해서 여론이 안좋아지고 있다. 제발 정신 차리고 '열린우리당 시즌2'가 안되게 하자"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계파갈등이 불거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이 쉼터를 매입할 당시 윤 당선인 측에 거래를 중개한 점이 친문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당원들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다.

일부 당원들은 게시판에 "이규민과 윤미향, 이재명 관계를 밝혀야 한다. 더불어시민당 배지를 이재명의 시녀들에게 나눔한 것이냐", "이해찬 대표는 이재명 사건이 터졌을 때 제명했어야 한다", "유일한 이재명의 남자 이규민. 꼭 가짜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그렇게 팔면서 뒤에선 장난질을 하니 걱정된다" 등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을 향한 외부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국정조사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통합당은 '윤미향-정의연 의혹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당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했다.

국민의당과 민생당도 쉼터 논란이 확산된 전날을 기해 윤 당선인을 향한 사퇴 공세에 가세한 상황이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지금 윤 당선인의 말이 자꾸 달라지니까 의혹은 더 증폭되고 있다"며 "민주당 내부에서 옹호성 발언이 없어진 것은 다행인데 오늘 내일 사이에 민주당에서 결단이 이뤄지리라고 본다"고 했다.

여기에 만일 정의당까지 윤 당선인을 '데스노트'에 올리면 민주당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 운영에 있어서 문제가 있고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판단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소명이 부족한 부분은 더욱 적극적으로 국민들께 소명드리는 것이 지금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안성= 뉴시스] 김종택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쉼터로 운영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 본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19일 오후 경기 안성시 금광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이 굳게 닫혀있다. 2020.05.19semail3778@naver.com
[안성= 뉴시스] 김종택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정의기억연대가 지정기부금을 받아 쉼터로 운영한 경기 안성시 금광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 본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19일 오후 경기 안성시 금광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이 굳게 닫혀있다. [email protected]
윤 당선인의 거취 문제에 대한 지도부 차원의 논의는 오는 20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 최고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어제(18일) 논의됐어야 했는데 못했으니 당연히 내일(20일) 최고위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부친 채용과 급여 등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주택 구입 자급의 투명성이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다른 내용이 나온다면 도덕적으로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냐"고 했다.

다만 윤 당선인에 대한 시민단체의 검찰 고발이 이제 막 이뤄진 상태여서 수사로 드러난 사실이 없고 당의 진상조사도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침묵 속 예의주시'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만에 하나 민주당이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에 나서더라도 양정숙 당선인 사례처럼 비례대표 당선인은 사퇴가 아니면 의원직을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윤 당선인을 옹호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송영길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언론이 제목을 뽑아서 사람을 부정적으로 유도하는 게 마음이 아픈 면이 있다"며 "여러가지 회계상 문제는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 어려운 시기에 위안부 문제를 갖고 싸워왔던 시민운동가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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