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등 실적 하락에 구조조정說 '모락모락'

기사등록 2020/05/20 06:00:00

미래에셋대우, IB 인력 WM으로 인력 조정 실시해

실적 부진 장기화시 IB 인력 구조조정 본격화 예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수의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자 여의도 증권가에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력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구조조정 도마에 계약직 직원이 먼저 오를 수 있어서다. 구조조정 부문으로는 대면 업무가 많아 코로나 정국에서 올 스톱된 기업금융(IB) 부문이 거론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한 1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36.3% 줄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IB 중에서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며 전년동기대비 순이익 감소세가 최소 80% 이상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동기대비 161.2% 감소한 13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81.9% 감소한 3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KB증권은 전년대비 116.8% 감소한 1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전년동기대비 86.9% 감소한 1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운용 손익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당장 2분기 실적이 반등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가에서는 계약직 직원들이 많이 있는 IB 부문 인력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다수 나오고 있는 중이다.

정규직 직원과는 달리 계약직 직원들은 보상문제와 인원 규모 등에 대한 노사협의 과정 없이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인력 감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말 미래에셋대우는 본사 IB 부분 인력을 본사 자산관리(WM) 사업부와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인력 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번 인력 조정 대상자들은 우려와는 달리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 직원들로만 구성됐다.

미래에셋대우는 비대면 서비스 강화,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확대에 따른 WM사업부문의 인력 수요 증가 현상이 뚜렷해져 인력 조정을 했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IB 부문 업무가 거의 올스톱되자 정규직을 중심으로 인력을 먼저 조정하고 상황에 따라 계약직 구조 조정도 실시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IB부문 직원들의 계약직 비중이 높은 KB증권 등 다른 증권사에서도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은 팽배해 있다.

KB증권의 IB부서 인력은 28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1인 평균 급여액인 1억2200만원으로 계산하면 341억6000만원에 달하는 급여가 IB 부분에서 사용되는 만큼 구조 조정을 실시할 수 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돌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IB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펼쳐 인력을 줄이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브로커리지 수수료에서 자기자본투자(PI), IB, 자산관리(WM), 채권사업부문 등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IB 부문의 지나친 인력 감소는 곧 미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악화가 현실화됐고 2분기 실적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인력 구조조정을 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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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등 실적 하락에 구조조정說 '모락모락'

기사등록 2020/05/20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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