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통신설비 업체 화웨이(華爲) 기술은 미국의 자사에 대한 반도체 금수 강화를 염두에 두고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TSMC(대만적체전로제조)에 8600억원대 긴급주문을 했다.
대만 경제일보(經濟日報)와 경제전문 뉴스 사이트 NNA는 18일 화웨이 기술 산하 IC 설계회사 하이쓰(海思) 반도체가 7억 달러(약 8623억원) 규모의 물량을 서둘러 발주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하이쓰 반도체가 TSMC에 대량 주문한 반도체는 최첨단 회로선폭 5nm(나노미터), 7nm 칩을 포함하고 있다.
화웨이가 TSMC에 조달하는 이들 반도체 가운데 5nm는 차세대 프로세서 기린(麒麟) 1100, 1020에 장착해 스마트폰에 탑재한다.
7nm 반도체는 기린 980과 990으로 차세대 통신 5G 처리기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 자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사용하는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미국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했다.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화웨이가 미국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반도체 설계 및 제조에 활용할 수 없도록 제한해 미국 국가안보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안보국은 "화웨이가 줄곧 반도체를 설계하는데 미국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사용했다"며 "미국 장비를 사용해 해외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 생산을 위탁했다. 이로써 거래제한의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 목적을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TSMC가 생산한 반도체 칩이 화웨이에 공급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규제조치의 완충기를 활용해 소요 반도체 비축량을 100일분까지 늘릴 계획이며 TSMC에 대량 발주는 그 일환이라고 한다.
한편 TSMC는 15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약 14조76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방침을 발표했다.
TSMC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유력 첨단기업 유치정책에 호응해 위스콘신주에 이어 애리조나주에 5nm 칩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애리조나 공장은 내년에 착공해 2024년 완공하며 생산능력이 웨이퍼 기준으로 월 2만장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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