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학지 랜싯 "트럼프가 CDC 망쳐"…美정권교체 촉구도

기사등록 2020/05/15 17:46:02

"美CDC, 존경받는 기관서 기본도 못하는 기관으로 전락"

"인력감원·예산삭감·대응제한…보수정치가 역량 약화시켜"

"미국, 공공보건 당파정치 안할 대통령 앉혀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노스다코다 주지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화를 나누는 있다. 2020.05.1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노스다코다 주지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화를 나누는 있다. 2020.05.14.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특히 미국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공공 보건을 당파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대통령을 앉혀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정권 교체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의학전문지가 한 국가의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4일(현지시간) 랜싯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회복' 제하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CDC의 역량을 약화시켜 미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됐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소외시키려고 하면서 국제적 대응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공공보건이 정략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대통령을 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랜싯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미국 공공보건 대표기관인 CDC의 역할은 최소화됐고 효과적이지 못했으며 명목적인 조언자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CDC가 1946년 설립 이후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관으로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정확한 검사법을 개발하는 역할을 해 왔지만,지금은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기본적인 감시나 실험실 검사 시설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랜싯은 CDC가 이렇게 약화된 것은 미국 내 보수 정치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CDC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과 싸우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예산을 제공하는 것에 저항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관련한 국내외 예방 프로그램 등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CDC 인원을 감원해 정보 공백을 남겼고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을 경고한 낸시 메소니에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국장은 더 이상 백악관 브리핑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엔 트럼프 행정부가 CDC가 제공한 지침에 의문을 제기해 기관의 리더십과 대응 활동을 저해했다고 했다.

랜싯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WHO에 책임을 전가하며 계속 난타하고 있는 것에 대해 "(WHO)를 소외시키고 절름발이로 만듦으로써 처벌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국제적 협력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랜싯은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신약, 또는 바이러스가 간단히 사라지길 바라는 마법의 탄환에 사로잡혀 있다"며 "그러나 검사, 추적, 격리와 같은 기본적인 공공보건 원칙을 확고하게 의존하는 것만이 비상사태를 종식시킬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효과적인 보건기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국내외 모두에서 공공보건 위협에 대응하고 다음에 발생할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강력한 CDC가 필요하다"며 "미국인들은 2021년 1월 백악관에 공공보건이 당파적 정치에 이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대통령을 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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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의학지 랜싯 "트럼프가 CDC 망쳐"…美정권교체 촉구도

기사등록 2020/05/15 17:46: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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