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코로나19 백신, 美에 먼저 공급"…佛·EU "용납 못 해"(종합)

기사등록 2020/05/15 09:28:19

프랑스 총리 "백신은 공공재" 질책

마크롱 "사노피와 직접 대담하겠다"

사노피 "오해를 산 부분 있다" 해명

[파리=AP/뉴시스]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사노피는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은 "백신은 공공재"라며 특정 국가에 우선 공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즉각 질책을 가했다. 2020.5.15.
[파리=AP/뉴시스]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사노피는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은 "백신은 공공재"라며 특정 국가에 우선 공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즉각 질책을 가했다. 2020.5.15.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사노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프랑스 정부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이 발칵 뒤집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나서자 사노피는 "특정 시장에 백신을 우선 공급할 계획은 없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BBC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사노피의 폴 허드슨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는)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결심했다"며 "사전 주문의 권리가 있다"고 발언했다. 사노피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미국 시장에 먼저 풀겠다는 뜻이다.

그의 발언이 공개되자 프랑스 행정부는 즉각 질책을 시작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의 공공재다"며 "이는 협상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녜스 파니에르-뤼나셰르 프랑스 재무차관 역시 "사노피가 코로나19 백신을 재정적인 이유로 (특정 국가에) 우선 공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백신이 개발되면 세계적인 공공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코로나19 백신은 공공재이며, 접근은 공정하고 보편적이어야 한다"며 프랑스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논란이 가열되자 세르주 웨인베르그 사노피 이사회 의장은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TV에 출연해 "분명하게 말하는데 특정 국가에 (백신을) 우선 공급할 계획은 없다"며 허드슨 CEO의 발언에는 오해를 산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사노피와 프랑스 정부의 물밑 협상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필리프 총리는 이날 오후 "웨인베르그 이사회 의장과 통화를 마쳤다"며 "사노피 코로나19 백신의 유통과 관련해 필요한 모든 보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리=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사노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 주 사노피의 고위 관리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하겠다"며 제약사를 압박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화상회의 중인 마크롱 대통령. 2020.5.15.
[파리=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프랑스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사노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 주 사노피의 고위 관리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하겠다"며 제약사를 압박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화상회의 중인 마크롱 대통령. 2020.5.15.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우리의 방역 노력은 백신이 시장의 세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줬다"며 "다음 주 사노피의 고위 관리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사노피가 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핀 이유는 바로 '돈'이다.

사노피는 지난달 경쟁업체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의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은 이 프로젝트에 현재까지 3000만달러(약 368억원) 규모의 금액을 지원했다. 허드슨 CEO가 미국 우선 공급을 언급하며 이들의 '투자'를 받았다고 한 이유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사노피가 연구세액 공제로 1억6200만달러(약 2000억원)의 혜택을 받았으며, 그 이상의 세금 감면이 이뤄졌다는 점을 꼬집으며 프랑스 역시 이들의 백신 개발에 상당한 지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장악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3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CureVac)의 백신 독점권을 얻어내거나 이들의 연구성과를 이전받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독일 정부의 강한 저항을 사기도 했다.

한편 사노피의 코로나19 후보백신은 2020년 하반기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시험 결과는 2021년 하반기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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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코로나19 백신, 美에 먼저 공급"…佛·EU "용납 못 해"(종합)

기사등록 2020/05/15 09:28:1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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