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1호 위반' 故장준하 유족에 7억8000만원 배상

기사등록 2020/05/13 16:49:26

고(故) 장준하 선생, 유신헌법 개정 운동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으로 수감 생활

유족 5명에 총 7억8000만원 배상 판결

[파주=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추모공원에서 열린 故 장준하 선생 44주기 추모식 장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장준하 선생은 1944년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6개월 만에 탈출해 광복군 간부훈련을 받고 1945년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제2지대에 배속됐다. 이후 미국 전략정보국에서 훈련을 받고 국내에 특파됐으며 해방 후에는 잡지 ‘사상계’를 간행하면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여러 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제7대 국회의원에 옥중 당선된 장준하 선생은 유신체제 반대운동을 벌이던 1975년 포천 약사봉에서 서거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사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2019.08.17. mangusta@newsis.com
[파주=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추모공원에서 열린 故 장준하 선생 44주기 추모식 장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장준하 선생은 1944년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6개월 만에 탈출해 광복군 간부훈련을 받고 1945년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제2지대에 배속됐다. 이후 미국 전략정보국에서 훈련을 받고 국내에 특파됐으며 해방 후에는 잡지 ‘사상계’를 간행하면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여러 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제7대 국회의원에 옥중 당선된 장준하 선생은 유신체제 반대운동을 벌이던 1975년 포천 약사봉에서 서거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사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2019.08.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자로 수감생활을 한 고(故) 장준하 선생의 유족에게 국가가 7억8000만여원을 배상해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김형석)는 장 선생의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이들에게 총 7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장 선생은 1973년께부터 재야인사, 종교인, 지식인 및 청년들과 함께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추진하는 등 유신헌법을 개정하기 위해 힘써온 인물이다.

장 선생은 1974년 1월13일 긴급조치 1호의 최초 위반자로 영장없이 체포·구금돼 조사를 받은 뒤 10여일만인 같은달 25일 재판에 넘겨졌다.

유죄가 곧바로 인정된 장 선생은 1심에서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거쳐 1974년 8월 상고기각으로 형을 확정받았다.

수감생활을 하던 장 선생은 그해 12월3일 병 보석에 따른 형 집행정지로 석방된 후 1975년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장 선생의 유족이 2009년 청구한 재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긴급조치 1호가 당초부터 위헌이자 무효"라며 장 선생에 대한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대법원도 2010년 긴급조치 1호가 위헌이자 무효라고 판단했고, 헌법재판소도 2013년 위헌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긴급조치 피해자들에 대해 법원은 그동안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대법원이 "유신헌법에 따른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 행위"라며 "국민 개개인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많은 판례들이 이 대법원 판결을 따랐으나 이번 재판에서 해석이 바뀌었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긴급조치 발령행위는 그에 대한 수사, 재판, 형의 집행을 당연히 예정하고 있는데, 발령행위 자체만을 판단하여 정치적 책임만을 진다고 할 수 없다"며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이는 정의관념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통령이 고의로 위헌·무효인 긴급조치를 발령하고 수사기관 등을 이용해 위법행위를 한 경우 피해를 입은 국민이 국가에 책임을 물수 있다"며 "실제 피해를 입은 장 선생에 대한 수사, 재판, 징역형 집행은 모두 헌법에 반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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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치 1호 위반' 故장준하 유족에 7억8000만원 배상

기사등록 2020/05/13 16:49:2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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