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손맛이 뭐기에"…바다 블랙홀 '테트라포드' 추락사고 '빈발'

기사등록 2020/04/30 06:00:00

테트라포드 깊고, 복잡…추락하면 구조 어려워

최근 5년간 테트라포드 추락사고로 50명 사망

해경, 지역주민이 참여 '연안안전지킴이' 검토


【부산=뉴시스】 뉴시스 DB
【부산=뉴시스】 뉴시스 DB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 지난달 13일 오전 0시45분께 경북 울진군 후포항 북방파제 '테트라포드'(tetrapod)에서 낚시를 하던 A씨가 고립됐다. 신고를 받은 울진해양경찰서는 해경구조대와 연안구조정을 현장으로 보내 A씨를 구조했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방파제 아래에서 밤낚시를 마친 뒤 테트라포드 위로 올라오지 못해 직접 구조를 요청했다. 울진해경 관계자는 "테트라포드는 미끄럽고 가팔라 야간에는 특히 위험하다"며 "낚시활동 시에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실족 등의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낚시를 하던 남녀 2명이 테트라포드 아래로 떨어져 해경과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6일 오후 4시24분께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 동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남녀 2명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귀포해양경찰서는 119구조대와 함께 이들을 구조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은 골절과 타박상 등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해경 관계자는 "테트라포드는 미끄럽고,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아 낚시꾼이나 관광객들은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가운데 해양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낚시 선박을 빌려 함께 낚시에 나서는 낚시객꾼이나 바닷가를 찾는 관광객이 줄었지만,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해 인적이 드문 테트라포드에서 낚시를 하거나 사진을 찍다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29일 기준으로 올해 테트라포드(방파제)에서 1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특히 최장 엿새 동안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맞아 바닷가를 찾는 낚시꾼이나 관광객이 늘면서 테트라포드에서 추락하는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흔히 '삼발이'라고 불리는 테트라포드는 파도로부터 방파제를 보호하는 4개의 뿔 모양으로 생긴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바다의 파동을 분산하고, 태풍과 해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한다.

낚시꾼 사이에서 테트라포드는 낚시 명당으로 꼽힌다. 테트라포드가 설치된 방파제 인근은 주변보다 물살이 약해 물고기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일명 '구멍치기 낚시'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통한다.

하지만 테트라포드는 추락 위험이 커서 '바다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위험한 곳이다. 테트라포드에서 추락할 경우 크게 다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테트라포드 표면은 물이끼가 자주 껴 미끄럽고, 잡을 곳도 없다. 또 추락사고가 발생하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다. 테트라포드는 보통 아파트 2~3층 높이로, 얼기설기 엮어놓아 내부 공간이 깊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테트라포드 안에서 구조를 위해 소리를 질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실제 테트라포드 추락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테트라포드 추락사고 발생건수는 지난 2015년 129건(사망자 9명)을 비롯해 ▲2016년 75건(사망자 10명) ▲2017년 92건(9명) ▲2018년 78건(사망자 5명) ▲2019년 85건(사망자 17명)이 발생했다.

테트라포드가 설치된 해안가는 전국에 200여 곳에 이른다. 해경은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군산과 부안, 보령 등 전국 16곳의 출입을 통제했다. 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방파제 주변에 위험 표지판이나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출입 통제구역 지정을 확대하고 있다. 출입 통제 장소에 무단으로 들어가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해경은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높은 테트라포드를 포함한 방파제를 출입통제장소로 지정해 출입을 금지하고, 무단 출입자에 대해 단속하고 있다. 또 위험성이 높은 방파제의 경우 수시로 순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8만6994㎢에 달하는 연안해역을 해경이 전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해경은 해당지역을 잘 아는 지역주민이 안전관리에 참여하는 '연안안전지킴이 사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해경청 관계자는 "방파제의 테트라포드는 미끄러워 추락사고의 위험성이 높고, 특히 음주시나 야간에는 더욱 위험하며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테트라포드에 들어가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아 추락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출입을 통제하거나 위험한 방파제 출입을 삼가해 주시고, 갯바위나 항포구에서 낚시를 할 경우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하는 등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목숨 건 손맛이 뭐기에"…바다 블랙홀 '테트라포드' 추락사고 '빈발'

기사등록 2020/04/30 06: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