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행위에 갑질 교수까지' 온라인 수업 부작용 속출

기사등록 2020/04/29 11:03:53

고교 쌍방향 화상수업 중 제3자 침입 음란 행위

대학 교양과목 유뷰트 퍼나르기, 항의하자 갑질

"접속 보안 강화, 원격강의 가이드라인 준수해야"

온라인 강의.
온라인 강의.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도중 신체 특정 부위를 노출하는 음란행위가 이뤄지는가 하면 다른 사람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으로 수업을 대체하고 이를 문제 삼은 학생에게 교수가 강압적 태도를 보이는 등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폐해도 잇따르고 있다.

보안 강화와 함께 온라인 강의 가이드라인 준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조선대와 해당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번 학기 '교양 일어'를 담당한 A교수가 국내 유명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탑재된 여러 건의 유튜브 영상을 그대로 올려 1학기 비대면 강의를 대체했다.

'(일본어 기초) 일본어로 숫자, 전화번호 말하기', '일본어 단어 암기', '일본어공부 필수 명사 652단어' 등이 그대로 탑재됐고, 심지어 운용 시간이 8시간에 이르는 '(자면서 듣는) 일본어 기초회화 200개', 5시간짜리 '기초 일본어 단어 1000, 통문장으로 암기하기'도 올렸다.

이에 일부 학생이 '혼란스럽고, 강사도 매주 바뀌어 이해도도 급격히 떨어지네요', '이럴꺼면 유튜브로 배우지 왜 굳이 친애하는 교수님께 배우겠습니까'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A교수는 여러 건의 '갑질성 댓글'을 달았다.

'기억해둘테니 다음 학기에 다시 수강하세요' '오늘 이후로 구태여 유튜브 수업을 듣거나 리포트를 낼 필요도, 시험을 볼 필요도 없을 거 같아요', '출석하지 마세요. 시험도 혼자 보길 부탁한다' 등 다분히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곧바로 다른 수강생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등록금이 아깝다" "신고해서 교수직 박탈해야 한다"는 댓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학교 측은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 전날에 이어 이날도 총장 주재로 주요 보직자 회의를 열고 A교수에 대한 징계와 강의 배제를 논의중이다. A교수도 "공적인 일에 사사로운 감정을 표출해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데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다. 온라인 강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유튜브 영상을 올리는 무지함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온라인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실시간 화상수업을 실시하고, 사이버 채팅 기능을 활용하라는 3대 가이드라인을 모두 어긴 것으로 재발방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강의 시대 사이버 범죄.
온라인 강의 시대 사이버 범죄.
앞서 지난 22일에는 광주의 한 고등학교 실시간 화상수업 도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남성이 2, 3교시에 단체 수업방에 들어와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를 노출하는 음란행위를 저질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수업에 활용된 플랫폼은 원격화상수업 솔루션으로 인기가 높은 '줌'(Zoom)으로, 실시간 출결에 용이하고,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 탓에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이 남성은 온라인 출석 체크가 끝난 뒤 '질문이 있다'며 발언권을 얻은 뒤 자신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자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수업을 진행하던 여교사는 깜짝 놀라 곧바로 원격강의 앱 화면을 끄고 수업을 중지했고, 학생들은 갑작스런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3, 24일에도 쌍방향 수업은 중단됐다.

경찰과 시교육청 조사 결과, 이 학교 한 학생이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던 인터넷 주소(URL)와 아이디, 패스워드를 SNS 단톡방에서 불특정 다수와 공유했고, 이를 본 한 남성이 음란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로그기록 등을 추적해 음란 행위자의 신원과 소재를 추적중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재발 방지 차원에서 학생 등을 상대로 정보통신교육을 강화하고  학생과 교사에 대한 심리상담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줌의 허술한 보안을 감안해 사용 자제와 보안패치 설치 권장 수준을 넘어 전면 사용금지 조치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지난 9일 고3, 중3을 시작으로 20일 전체 학교로 온라인 개학이 확대된 이후 광주·전남에서만 하루 평균 100여 건의 원격강의 관련 민원이 접수되는 등 사상 첫 온라인 수업을 둘러싼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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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행위에 갑질 교수까지' 온라인 수업 부작용 속출

기사등록 2020/04/29 11:03:5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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