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해 한국경제의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수출 전망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흑자를 보일지라도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가 예상된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2020 뉴시스 포럼 '코로나 이후 한국 경제 관제와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연구위원은 "지난해 우리 수출이 -10%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0%에서 -5%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며 "흑자가 나타나더라도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수출 회복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홍 연구위원은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우리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조금 어려울 수 있다"며 "생각보다 회복이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채찍'에 빗대어 한국경제 회복 가능성을 진단했다. 그는 "채찍을 휘두르면 끝 부분은 앞 부분보다 더 크게 움직이지만 파동이 도달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며 "선진국 수요가 움직이게 되면 글로벌 공급 사슬망 가장 밑단에 있는 한국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수치로 보면 중국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를 찍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통계가 가장 빠르게 나오는데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피해 속성성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서비스업은 피해가 크고 회복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으ㅁ 며, 제조업은 충격이 있었지만 회복은 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의 체감경기 지표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유럽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에는 36.2였지만 올해 4월은 13.5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특히 서비스업의 피해가 굉장히 크다는 점도 문제"라며 "선진국은 경제 규모도 크지만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다. 미국의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정도이며, 유럽은 70%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에서 방역을 위해 이동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이어 생산과 투자 안되는 사실상 '셧다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서비스업이 GDP 비중 자체도 많이 차지하지만 고용도 많이 차지한다. 미국은 이미 고용시장 붕괴가 시작됐다"며 "최근 비농업부문의 고용이 70% 넘게 감소했는데 이렇게 큰 충격을 나타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신흥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덜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국가는 재정의 취약성도 있고, 수출이 안되면 그나마 보유하고 있던 달러 채권이나 부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코로나19가 지속될수록 신흥국 위기 상황은 수면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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