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참패' 통합당 격랑 속으로…비대위 전환 불가피

기사등록 2020/04/16 02:05:29

탄핵 국면 이후 계속 침체일로…2년 후 대선 위기감

전국 선거 연달아 4연패…당 재건 충격요법 불가피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체제 전환 유력, 체질 개선

조기 전당대회로 새로 당 구심점 마련 나설 가능성

당 재건 과정서 계파 갈등 재연 등 내전 치를 수도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선거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사퇴 입장을 밝힌 후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2020.04.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선거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사퇴 입장을 밝힌 후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2020.04.1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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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하면서 당분간 큰 풍랑 속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국면을 기점으로 계속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지금의 당으로는 2년 후에 치를 대선에서 정권 교체는 언감생심이라는 말이 나온다.


통합당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참패하면서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달아 4연패로 쇠퇴해진 만큼 당 재건을 도모하기 위한 충격 요법이 불가피한 것만은 분명하다. 황교안 당대표가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큰 표차로 열세를 보이면서 갈수록 여당의 과반 압승 분위기가 굳어지자 황 대표는 15일 자정이 가까울 무렵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당 최고직에서 물러났다.
 
통합당이 황교안 체제 퇴진이라는 극약처방을 썼지만 단순 지도부 교체로는 무너진 보수 야당을 재건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황 대표가 물러난 데 이어 원내사령탑인 심재철 원내대표마저 고배를 마셔 통합당은 '투톱'을 모두 잃고 내홍에 휩싸이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일각에선 통합당이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딛고 당 운영을 비대위 체제로 서둘러 전환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필요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당을 정비하고 새로운 지도부가 당의 구심점 노릇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만약 총선이 끝난 후 당 지도부 전원 사퇴로 의사 결정 최고 기구인 최고위원회가 해체된다면 이를 대체할 '비상 지도부'로 비대위를 가동하는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비대위는 전당대회 전까지 통상적 당무 뿐만 아니라 전대 준비 작업과 당 쇄신 작업을 병행하하면서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을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혁신과 개혁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현역 의원이나 당내 인사를 아예 배제하거나 참여를 최소화하는 대신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비대위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고질적인 야당의 문제점인 인물난을 겪을 수도 있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총선 후에는 당 운영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일관되게 피력해왔다. 김 위원장이 종전 입장을 번복하고 당권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 한 비대위에 참여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통합당이 김 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삼고초려 이상의 공을 들였던 만큼 그를 뛰어넘을 만한 영향력 있는 인사를 영입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종료된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떠나고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와 염동열 사무총장과 비례 후보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0. 04.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가 종료된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떠나고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와 염동열 사무총장과 비례 후보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0. 04.15.  photo@newsis.com

통합당이 앞으로 전당대회를 치르거나 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내전(內戰)을 치를 수도 있다. 당이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친이(친이명박), 친황(친황교안), 유승민계, 안철수계 등 다양한 출신으로 구성된 만큼 '비대위 지분'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없지 않다.



또 새로운 외부 인사의 영입으로 당이 추구하는 가치나 나아갈 방향성이 흔들릴 경우 내부 반발을 불러 잡음을 키울 수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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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참패' 통합당 격랑 속으로…비대위 전환 불가피

기사등록 2020/04/16 02:05:2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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