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잘 듣고 있나요?”…제주고교 온라인 시범수업 ‘활기’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여러분 수업 잘 듣고 있나요. 대답이 없으니까 확인할 방법이 없네요. 채팅으로 답해주세요.”

온라인 개학을 8일 앞둔 4월 1일 오전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에선 유튜브를 활용한 시범수업이 진행됐다.

카메라 앞에선 김대현 서귀포고등학교 수학교사는 연신 학생들에게 질문하며 참여를 끌어냈다.  

김 교사가 강의하는 동안 옆에선 이재동 교사와 현철훈 교사가 채팅으로 올라오는 학생들의 실시간 질문에 답하고 있었다.

온라인 강의를 듣던 한 학생이 피타고라스 정리를 보면서 사인 법칙이 생각났다고 채팅창에 글을 올리자 이 교사는 “괜찮다. 그렇게 다양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며 채팅을 쳤다.

이어 현 교사도 “사인법칙과 코사인 법칙도 훌륭한 접근방법”이라며 질문한 학생을 독려했다.

수학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옆 교실에선 제주중앙여고 고동민 교사와 조한별 교사가 팀을 이뤄 ‘우리 안의 역사’를 주제로 수업했다.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한 학교의 우려와 달리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범 강의지만 동시 접속자 300여명을 넘기면서 채팅창은 활기를 띄었다.

10시부터 시작된 수업은 정규 수업과 같은 50분간 이어졌다.

수업을 마친 김 교사는 “수업할 때 학생들에게 호응을 유도하는 편인데, 카메라만 보고 하다니까 상호작용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전자칠판 사용법을 익히는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고 사용하기도 편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없었다”고 첫 온라인 강의 소감을 밝혔다.

다만 “도내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역사를 가르친 고 교사는 “학생들과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수업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며 “조한별 교사가 학생의 질문에 대답해줘서 강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했다.

조 교사는 “오늘은 시범강의라서 그런지 몰라도 학생들의 질문이 2개에 그쳤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수업을 들어 질문이 많아지면 한 명 한 명에게 제대로 답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범 수업을 준비한 조동수 제주중앙여고 교장은 “장기 휴교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손실을 최소화하고 학력을 제고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리를 마련했다”며 “시범 수업을 통해 온라인 실시간 수업 모델과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기고등학교 3학년 부장 변유근 교사는 “학생들의 출석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가 문제”라면서 “온라인 수업을 켜두고 다른 일을 한다고 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변 교사는 이어 “수업을 실시간으로만 진행하면 부득이하게 그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은 시험을 치르기 힘들어질 수 있다. 저장해두고 언제든 볼 수 있게 하는 등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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