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산물 유통 이커머스 플랫폼 활용 판매 채널 '다양화'
활어 80% 장외도매시장서 유통…온라인 진출 다변화 전략

【서울=뉴시스】 뉴시스 DB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수산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수산물은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신선식품이다. 유통 단계에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등 변질 위험이 다른 식품보다 높기 때문이다. 평소 수산물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수산물 유통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판매 채널이 다양화와 소비트랜드를 반영한 배송서비스, 가격비교 등 온라인 쇼핑을 위한 제반 여건이 갖춰졌다. 산소포장과 아이스팩, 택배용 보냉 박스 등 포장 기술의 발전도 한몫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수산물도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을 통한 유통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수산물 온라인 소비도 급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 전반에 비접촉 구매 방식이 선호되면서 온라인 구매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가구의 비율은 2016년 29.1%, 2017년 30.2%, 2018년 36.8%, 2019년에는 44.6%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온라인 수산물 구매 확대는 향후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직후 대형 소매점의 주간 매출액은 5% 감소한 반면, 온라인 매출액이 30% 증가했다.
지난 2월 수산물 매출액 증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SSG닷컴에서 18.1% 증가했다. 또 롯데닷컴에서도 생연어 매출이 2680% 증가하는 등 온라인 매출 급증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선 이미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O2O(Online to Offline) 기업인 '하마선생'(盒马鲜生)은 온·오프라인 연결 매장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하마선생은 품질검사부터 포장, 선별, 이력추적, 활어 유통까지 표준화·고도화된 수산물 유통시스템을 갖췄다. 지난해 9월 기준 중국 전역에 상온·저온창고 33개소와 가공센터 11개소, 수산물 단기 양성센터 4개소를 포함해 총 48개의 온도제어식 가공검사센터를 설립했다.
하마선생에서 판매되는 양식 수산물은 중·소규모 양식어가와 대규모 양식기업, 수입 등을 통해 공급된다. 온도제어식 가공검사센터에서 표준화된 공정을 거친 후 매장으로 배송된다. 활어의 경우 매장 배송 전 수산물을 단기 양성센터에서 일정 기간 다시 키운다. 이 과정에서 염도 관리부터 이력추적 태그 부착 등을 통해 상품화가 진행된다.
하마선생은 향후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통해 양식어가에 전 주기적 스마트화 양식업무를 지원해 수산물 유통 전 과정의 스마트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수산물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을 통한 수산물 소비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풀어야 숙제도 적지 않다.
국내 수산물 유통 역시 이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한 판매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소비자들은 온라인 종합 쇼핑몰이나 대형 할인점 온라인 매장을 활용한 반면, 최근에는 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식품 전문몰과 생산자단체, 정부 및 지자체 등이 지원하는 공공형 온라인몰 등 온라인 식품 판매 채널이 다양해졌다.
신선식품의 온라인 거래가 확산되면서 수산부문에서도 원물(냉장), 냉동, 가공, 회, 조리식품 등 여러 형태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또 수산물을 취급하는 외식업계 및 전문 식당가에서도 모바일 배달 플랫폼이 확산돼 배달앱을 통해 회나 매운탕 등 조리식품을 판매하는 시장도 형성됐다.
수산물 유통과정에서 변질 우려 등으로 온라인으로 주로 거래되는 품목은 상대적으로 저장이 쉬운 냉동·가공품이다. 최근 식품 전문몰과 외식업체 등에서 취급하는 신선회 등은 배송지역이 제한되고 있다.
특히 신선회는 선도 유지가 어려워 수산물 유통 플랫폼 판매가 어렵고, 양식 어류 대부분은 활어로 유통되면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외면을 받고 있다.
현재 양식산 활어는 활어차, 수조시설이 필요한 활어 유통의 특성상 80% 이상이 장외도매시장으로 유통되고 있다. 유통구조의 고착화로 생산자 중심의 가격 교섭력이 약하고, 위생 관리가 어렵다. 또 산지와 소비지의 '가격 비동조화'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국내 양식 활어 유통 방법으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활용이 어렵다. 생산자와 신선식품 유통 플랫폼 사이의 유통 경로를 연결할 기반시설이 없고, 민간 투자를 통한 하마선생과 같은 인프라 구축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양식산 활어의 판매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하마선생과 같은 O2O 사업 모델을 활용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 논의하고 있는 활어전문유통센터 조성 시 하마선생의 일부 기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관계자는 "활어전문유통센터 조성 시 신선식품 유통 플랫폼에 참여하는 어가들의 재고관리를 위한 DB화, 이력추적, 선별 및 품질관리, 중량 표준화, 안전성 검사, 임시 축양시설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 배송 시에는 선도 유지가 필수적이므로 어떤 상품보다 생산물량, 재고물량, 소비물량의 정확한 예측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