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반대 시위…"뭐가 그렇게 특별한가!"
목사 "법 위반 아냐…현장 예배 계속" 고집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 중남부 루이지애나 주(州)의 한 교회에서 29일(현지시간) 교인 500명이 모여 예배를 강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으나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교회 바깥에서는 예배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의 라이프 태버나클 교회에서는 주말 예배를 위해 약 500명의 신도가 모였다. 신도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건물에는 카메라가 설치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또 "(교회 당국자들이) 기자들과 이야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교회 건너편에서는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열렸다.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2m씩 간격을 벌인 채 각자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다른 교회는 인터넷, 스카이프로 안전한 예배를 하고 있다. 왜 당신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나? 무엇이 당신들은 그렇게 특별하게 만드는가?"라고 소리쳤다.
한 시민은 기자와 만나 "경찰 당국이 나서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며 "이들이 교회에서 감염된 채 식료품점에 방문한다고 생각해보라. 심각한 보건상의 위험이다. 그들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 영향을 주게 될지 모른다.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다. 그게 문제다"고 지적했다.
해당 교회의 목사는 이날 교회 주차장에서 짧게 의견을 밝히며 "우리 교회는 집회의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교인의 예배 참석을 강요하지 않았다. 어떠한 법도 어기지 않았으며 교회에서의 현장 예배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주민 총 350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는 150여명에 달한다. 주 정부 통계에 따르면 문제의 교회가 있는 배턴루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160명 중 7명이 사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4월30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12일 예정된 미국 전역의 부활절 예배 역시 평시와는 다른 모습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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