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학고재갤러리= '도넛 작가'로 알려진 김재용(47)) 개인전 '도넛 피어 DONUT FEAR'를 열고 있다.
본관 안쪽 방에 들어서면 '도넛 매드니스!!' 연작이 시선을 압도한다. 1358점의 도넛 조각을 설치하고 위아래 벽면을 시트지에 인쇄한 도넛으로 가득 채웠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가가 국내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화려한 색채와 크리스털을 활용한 '도넛 도자' 연작을 한자리에서 볼수 있다.
'아주 아주 큰 도넛'은 '먹음직스런 조각'이 아닌 대형 조형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청화 채색 기법을 접목한 '유니콘을 가두지 말아요', '호랑이와 까치'도 눈길을 끈다. 청화 안료인 산화코발트를 사용해 서양 신화 및 한국 민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그렸다.
본관 안쪽 방에 들어서면 '도넛 매드니스!!' 연작이 시선을 압도한다. 1358점의 도넛 조각을 설치하고 위아래 벽면을 시트지에 인쇄한 도넛으로 가득 채웠다. 복잡한 생각과 욕망으로 가득 차 일말의 틈도 보이지 않는 현대인의 내면을 담았다.
전시명인 ‘도넛 피어 DONUT FEAR’는 ‘두려워하지 말라(Do Not Fear)’는 뜻이다. ‘도넛(DONUT)’의 발음이 ‘두 낫(Do Not)’과 비슷한 데서 착안한 중의적 표현이다.
작가는 선천적으로 적녹색약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스스로가 남들과 다르게 색을 본다는 사실이 두려워 색채 사용을 기피했다고 한다. "색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려고 일부러 어두운 그림을 그렸다. 표현에 제한을 두니 마음이 힘들었다. 즐거운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저마다 다른 색과 모양을 지닌 작은 조각을 만들기 시작했다"
도넛이 수백, 수천 개 쌓이자 자연스럽게 색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됐다는 김재용의 도넛 연작은 두려움을 잊고, 조금 더 가볍고 즐겁게 웃어보자는 희망을 담고 있다. 전시는 4월26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1세대 페미니스트 사진작가이자 '미친년 프로젝트'로 유명한 박영숙 개인전을 26일 개막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처음으로 인물이 아닌 자연만을 담아낸 '그림자의 눈물' 연작 18점을 선보인다.'인물의 부재'와 그 자리를 채우는 오브제들이 중심축이다.
기존의 인물 사진 작업은 여성의 신체가 작품의 화면 전체를 압도하는 구도로 만들어졌는데, '그림자의 눈물'은 여성의 신체가 아닌 곶자왈이라는 제주도의 한 지역을 담고 있다. ‘가시덤불 숲’의 제주방언인 곶자왈은 쓸모가 없어 버려진 땅이기에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을 의미하기도 한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자기 멋대로 자란 숲에서는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진동한다. 삼켜질 것 같이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 사이에 무심히 놓인 오브제들은 그의 존재를 인지하게 하는 장치이다. 금기된 것과 허락된 것, 일상적인 것과 신비로운 것, 무의식적인 것과 의식적인 것들이 맞닿는 교차로로 이끄는 작품은 수 많은 여성이 '진정 그리 살아 내고 있었던 길'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전시는 6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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