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맛집·술집엔 젊은이로 '북적'’

기사등록 2020/03/24 11:01:30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아랑곳, 줄서는 곳 꽤 많아

중국 관광객들이 즐겨찾던 누웨마루 거리는 '썰렁'

[제주=뉴시스]지난 23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내에서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제주=뉴시스]지난 23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내에서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제주=뉴시스] 강경태 기자 = “다음 손님이 대기번호 4번이시죠? 자리 정리가 됐으니 들어오세요.”

지난 23일 오후 8시께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뒤편에 있는 한 돼지고깃집 앞에서 종업원이 밖에서 기다리던 대기 손님을 찾기 시작했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고, 3명이 종업원의 안내를 따라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같은 시각 제주시청 대학로에 있는 한 감자탕집에서는 좌석이 가득 차 종업원이 분주하게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10분 뒤 제주시청 대학로 거리를 가보니 골목마다 시민 두세 명씩 어울려 걷고 있었고, 때때로 5명 이상 무리가 함께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일부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는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A(28)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려고 평소 자주 가던 술집을 가봤더니 종업원이 자리가 모두 찼다고 해서 다음에 다시 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행정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히 시행하고 있지만, 20~30대 젊은이들이 여전히 식당과 술집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제주시청 대학로 내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B(28·여)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옷가게를 찾는 손님이 아예 없는 상태”라며 “하지만 음식점이나 술집을 찾아 대학로를 찾는 사람이 많아 거리는 북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뉴시스]지난 23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주=뉴시스]지난 23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시간 뒤인 오후 9시께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에는 오가는 시민이 없어 네온사인 불빛만 거리를 메우고 있어 제주시청 대학로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누웨마루거리는 평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곳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리고 지난 1월 본국으로 돌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다는 소식에 거리는 더욱 침체해 있었다.

몇몇 술집에서 손님들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돼지고깃집이나 술집 대부분이 손님이 없어 가게 주인이나 종업원이 테이블에 앉아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동에 거주하는 C(39)씨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되도록 지인들과 만남을 자제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저녁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호소했다.

시민 이모(38)씨는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 모순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4월5일까지 도내 감염 위험 시설과 업종 5241개소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점검하고 지원하는 특별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출과 모임, 다중이용시설 등 접촉 자제와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 배려 문화 조성 등 3대 실천 수칙을 당부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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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맛집·술집엔 젊은이로 '북적'’

기사등록 2020/03/24 11:01:3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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