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 "유럽의 2배 이상"…美 입국자 전수검사·격리조치 확대 초읽기

기사등록 2020/03/23 13:59:02

최종수정 2020/03/23 16:18:11

丁총리 "북미발 입국자 유럽 2배 넘는 규모"

"이번주 내 조치 시행되도록 검토하라" 지시

美 확진자 3만1057명…하루 6000명 이상 增

美입국자 중 확진자도 늘어…유럽 다음 규모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인천공항 검역을 지원 중인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중국발 항공기 입국 승객들의 검역을 위해 검역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0.03.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인천공항 검역을 지원 중인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중국발 항공기 입국 승객들의 검역을 위해 검역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0.03.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 14일 자가격리 등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보다 입국자 규모가 큰 미국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미국 확진자도 순식간에 3만명을 넘어섰다"며 "지난 21일 해외 유입 신규 확진자 15명 중 5명이 북미 입국자였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해외 재유입을 차단하지 못하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하며, "어제부터 유럽발 입국자 전수조사를 하고 있지만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특히 "북미발 입국자는 유럽의 2배가 넘는 대규모다. 우리 방역역량을 감안할 때 어떤 실효성 있는 강화 조치를 채택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주 내 추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유럽 외에도 미국 등 코로나19 해외 유입사례가 급증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자국 내 확진자가 급증할 뿐 아니라 입국자 중 확진자 수도 최근 일주일 동안 유럽 다음으로 많았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오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1057명이며, 사망자는 389명으로 집계됐다.

이전까지 확인된 확진자가 2만4926명, 사망자가 285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000명 넘는 확진자와 100명 넘는 사망자가 추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해외 유입 사례 중 미국 입국자 비율도 증가한 모습이다. 지난 15~21일 일주일 동안 해외유입 사례에서도 미국을 포함한 미주 입국자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유럽을 이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지난 15~21일 입국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82명 가운데 유럽 입국자가 58명으로 많았으며, 미국·캐나다·콜롬비아 등 미주 입국자가 15명으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는 태국·필리핀·이란 등 아시아 7명, 이집트 등 아프리카 2명이었다.
[서울=뉴시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검역과정에서 확인된 환자는 하루동안 14명이 늘어 총 47명으로 집계됐다. 검역과정을 포함한 해외유입 누적환자는 144명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검역과정에서 확인된 환자는 하루동안 14명이 늘어 총 47명으로 집계됐다. 검역과정을 포함한 해외유입 누적환자는 144명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전날(22일) 검역 과정에서 확인된 확진자 중에서도 미국 등 미주 입국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질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검역 과정에서 확진자로 판정 받은 입국자는 총 14명으로 이 가운데 7명이 미국, 콜롬비아-미국 등 미주 입국자였으며, 나머지 6명은 프랑스·영국·스페인·독일 등 유럽 입국자였다.

이와 함께 해외 유입 사례가 연쇄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수도권에서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검역대상을 유럽으로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전세계 입국자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0시 기준 해외 입국자의 확진자 수는 123명이며 이 가운데 50명(40.7%)이 서울 거주자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유럽 입국자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미국, 필리핀 입국자의 명단을 정부에 요청해 자가 격리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검역 방침도 일부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발병률 등을 토대로 검역을 강화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1만명당 확진자 수는 유럽 14.6명, 미국 0.7명, 기타 지역 0.4명이었다.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 진단검사·자가격리는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결정됐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의 코로나19 역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이를 더 지켜보기에는 시급하다는 지적이 대립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인천공항 검역을 지원 중인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중국발 항공기 입국 승객들의 문진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0.03.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인천공항 검역을 지원 중인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중국발 항공기 입국 승객들의 문진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2020.03.22.  [email protected]
유럽의 경우 전수검사 시행 첫날인 지난 22일 1442명 중 152명(10.5%)의 유증상자가 확인됐고, 이날도 약 1200명이 입국할 예정이다.

입국자 규모가 더 큰 미국의 경우도 검역 과정에서 계속 확진자가 확인되는 만큼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유럽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임시격리시설이 상당히 포화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임시격리시설 마련도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유증상자를 위한 임시격리시설 약 190실, 증상이 없는 입국자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임시생활시설 약 1200실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검사 및 격리 대상이 확대될 경우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입소한 분들의 진단검사를 신속하게 마치고 퇴소 즉시 방역·소독·청소를 실시해 1차 입국자 수용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특히, 신속한 진단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이번 주 수요일(25일)부터 인천공항 내 도보 이동형 검사 워킹3형 선별진료소 약 40개를 설치할 예정"라고 밝혔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전수 검사 확대에 대해서는 "유럽 이외의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코로나19의 확산동향, 국내 입국자 중 확진자 발생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등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사항들이 아직까지는 유럽의 위험도만큼은 아니지만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유럽 외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 오는 입국자들에 대한 검역강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조만간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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