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월 주택거래 1월 대비 44% '뚝'...거래절벽 현실화
서울 집값 코로나19 영향 받아…37주 만에 보합 전환세
코로나19 장기화, 강남 집값 하락 후 서울로 확산할 듯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당장 집을 내놓는다고 해도 요즘 같은 '거래 절벽' 상황에서는 금방 팔린다는 보장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시장과 관련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매도·매수자 모두 '눈치보기'에 들어가더니 최근에는 거래 자체가 실종됐다"며 "일부 사정이 급한 매도자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는데,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매수자가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서며 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대책 이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로 아파트 매매량이 서서히 줄더니 최근에는 급속도로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2월 아파트 거래량이 3235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5806건보다 44% 감소한 수치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거래량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1월 1771건에서 12월 1150건으로 줄더니 올해 1월에는 396건으로 줄었다. 2월은 이보다 적은 225건을 기록했다.
집값 급등의 진원지이자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를 정조준한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 따른 것이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자금조달계획서 의무화 등으로 고가주택에 대한 매수심리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가 대폭 오르면서 향후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반영됐다.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진 강남을 비롯해 서울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지난해 7월 이후 37주 만에 멈췄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집값은 보합을 나타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모두 전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12%, 송파구는 0.08% 집값이 떨어졌다. 전주 강남3구가 각각 0.06%씩 집값이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커졌다.
주택시장에선 거래 절벽으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집값도 결국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지역 집값 하락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가 커진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보유세 인상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 대책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유예 기한인 오는 6월 전에 주택시장에 매물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서울 집값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기 침체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면 가격이 급등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의 종료시점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경기 변화에 가장 민감한 강남지역의 집값이 하락하면 그동안 집값이 상승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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