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與, 비례정당에 의원 파견 당당해야…도둑 잡으러 가는 것"

[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진보진영의 비례대표 연합 정당으로 의원을 파견하는 것에 대해서 "민주당이 당당하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이날 노무현재단 유튜브 '알릴레오 라이브'에 나와  "기왕 (비례연합정당을) 만드는 건데 뭘 쭈뼛쭈뼛 하느냐. 불출마하거나 경선에 낙선한 의원 중 지역구 분들이 가시면 되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비례연합정당이 정당투표 기호에서 앞 순위를 받기 위해서는 현역 의원이 파견되는 '의원 꿔주기'가 이뤄져야 한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격인 미래한국당은 이를 위해 이미 통합당 의원들이 당적을 옮긴 바 있다.

유 이사장은 "도둑질하는 것도 아니고 도둑을 잡으러 가는 것"이라며 "경찰차가 출동하는 건데 왜 숨겨야 하느냐"고 강조했다.

이날 방송에는 플랫폼 정당인 '시민을위하여'의 우희종 대표, '정치개혁연합'의 하승수 사무총장이 출연해 비례연합정당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개정 선거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민주당은) 앞 번호에 더 많은 숫자의 소수정당 추천 후보를 넣는다는 입장"이라며 "민주당이 소수정당의 몫을 거져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민중당과 함께 하는 데는 선을 긋는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에는) 아무 득될 게 없다. 민중당이 오는 순간 보수당에서 종북 논쟁이 생길 것"이라며 "득표 효과도 별로 없는 데다가 이념적 논란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유 이사장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비판하는 정의당을 향해서는 "민주당은 자위적 조처이고, 민주당의 의석이 느는 것도 아니다"라며 "정의당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의제를 갖고 뛰는 소수정당들이 원내 교두보를 확보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정의당의 불참을 두고 비판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공동의 적은 미래한국당이고 나머지는 다 한 편"이라며 "정의당은 25년 진보정당 역사에서 자기 당의 이름을 걸지 않고 선거를 치른 적이 없다. 정의당이 표를 많이 얻는다고 해서 미래통합당의 의석이 느는 것은 절대 아니고 상관 없다"며 불필요한 갈등 관계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네 개 정당과 함께 비례 연합 플랫폼으로 '시민을 위하여'를 선택하고 협약에 서명했다.

우 교수는 참여하는 정당들 내에서 비례후보를 배분하는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후순위를 지킨다는 전제로 나머지는 다 참여 정당 간 논의에 따를 것"이라며 "저희는 절대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처음부터 이야기했다. 참여자가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명에 대해서는 "일단 시민연합이 기본"이라며 "현재는 더불어시민연합이 주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함께 할) 가능성이 다 닫힌 건 아니고, 저희와 그림은 다르지만 선거연합정당은 가야 하기 때문에 내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저희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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