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달 대구]③썰렁한 도심, 온라인 강의…시민 일상 바뀌었다

기사등록 2020/03/17 16:02:00

최종수정 2020/03/17 16:33:11

수성구의 경우 인구 유동량 지난해보다 85%까지 줄어

동성로 등 도심 식당-카페-전통시장 등 사람찾기 힘들어

'착한 임대인 운동' 어려움 겪는 자영업자들에 희망 줘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외식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15일 오후 대구 도심지인 동성로가 인적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5.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들이 외출·외식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15일 오후 대구 도심지인 동성로가 인적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이은혜 기자 = "고민하다 어제부터 다시 가게를 열었습니다. 아직 거리가 많이 한산하지만 다시 움직여봐야죠."

대구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5)씨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장사를 2주 동안 쉬었다”면서 “주변 직장인들로 한창 붐빌 점심시간이지만 아직 한산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17일. 대구 시민들의 뒤바뀐 일상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대구의 대표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는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소 점심 식사 후 커피를 찾는 직장인으로 붐비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조용하기만 했다.

지역민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 중에도 문을 열지 않는 곳이 부지기수다. 금요일 저녁이면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 없던 유명 클럽 역시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경북대학교 등 지역 대학 역시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다. 새내기 학생들로 가득해야 할 대학가 식당과 술집도 텅 비어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지역 불교 사찰, 대형 개신교회 등도 종교 예식을 대부분 중단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빅데이터센터의 '코로나19 사태 관련 소상공인 시장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9~29일 대구 수성구 인구 유동량은 15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85% 줄었다.

수성구 소상공인의 하루 손실액 역시 9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을 전면 중단했던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인들이 16일 오후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2020.03.16.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을 전면 중단했던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인들이 16일 오후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2020.03.16. [email protected]
이 같은 어려움을 반영한 듯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로 힘들어지고 있는 자영업자를 도와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스크를 사려는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 5부제가 시행되기 전 이마트, 우체국, 하나로마트 및 지역 약국은 연일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스크를 구하려 우체국에 줄을 서다 취재 중이던 방송 기자의 눈에 띄어 격리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대구 시민들은 절망 대신 협력을 택했다. 

50만여명의 팔로워을 보유한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맛집일보'는 코로나19로 인해 식자재를 소진하지 못하는 지역 식당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대구맛집일보 운영자는 카페, 일식집, 고깃집 등 다양한 식당의 포장·배달 판매를 독려하며 소상공인을 도왔다.

이 같은 노력을 본 네티즌들이 지역 재래시장 상인을 위한 제보에 나서기도 했다.

‘착한 임대인’ 운동도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북구 산격동의 원룸 건물주 최상호(60)씨는 3~5월 월세를 20% 삭감했다.

수성못 인근에 3층짜리 상가를 소유한 윤성원(42)씨 역시 지난달 월세를 받지 않았다.

지역 유명 관광지인 동촌유원지, 동성로, 범어 먹거리타운 일부 건물주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대구광역시 상인연합회도 '대구지역 전통시장 착한 임대료 상생선언'에 나섰다.

전국 곳곳에서 의료봉사와 기부도 잇따랐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170억원 이상의 성금을 접수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대구 상주를 끝내며 "하루 수백 명의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대구·경북 시민들은 공포에 지지 않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했다"며 시민들을 격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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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달 대구]③썰렁한 도심, 온라인 강의…시민 일상 바뀌었다

기사등록 2020/03/17 16:02:00 최초수정 2020/03/17 16: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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