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달 대구]④최악의 바이러스 '퇴치' 한국 의료진이 보여줬다

기사등록 2020/03/17 16:03:00

전국서 몰려든 의료진, 전쟁터 방불…안철수는 그중의 하나일뿐

신속한 진단검사와 치료,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세계가 주목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3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준비하는 의료진 얼굴에 반창고가 붙어있다. 2020.03.0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3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 교대를 준비하는 의료진 얼굴에 반창고가 붙어있다. 2020.03.03.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경북지역에 창궐한 지 한달이다.

대구의 경북대병원 및 계명대 동산병원 등에는 코로나19로 일손이 부족한 의료진을 위해 전국 곳곳의 각계각층에서 봉사자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지역의 의료인력지원자는 1300여명(지난 9일 기준)이다.

이들은 방호복과 마스크 등으로 무장을 한 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며 환자들의 회복을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코로나19의 신속한 검사 및  의료진과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선별진료소'는 해외의 이목을 집중 시키기도 했다.

◇'1석4조' 효과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효자

코로나19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눈길을 끌었다.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칠곡경북대병원의 드라이버스루 선별진료소
원래 '드라이브 스루'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서 쓰이는 용어다. 소비자가 굳이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차에 탄 채로 햄버거나 음료를 주문해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방식을 뜻한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후 영남대병원이나 세종시보건소, 고양시보건소 등에서 지난달 23~26일 사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운전자가 차에 탄 채로 창문을 살짝 내리고 접수를 진행한 후 검체 채취가 이뤄진다.

발열 체크 등 기본 문진을 할 때도 좁은 창틈으로만 소통해 의료진과 방문자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검사 방식도 의료진이 창문 틈으로 손을 넣어 긴 면봉으로 방문자의 입이나 코 쪽 검체를 채취하는 식으로 안전하다. 검사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내외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료 봉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03.13.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료 봉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추가적인 방역 대책도 필요 없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검사 건수는 3배 정도 늘어난다.

실제로 일반 선별진료소는 시간당 2건, 1일 20건 정도의 검체를 채취하는 데 반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시간당 6건, 1일 60건까지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표준운영지침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기도 했다.

운영지침에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의 경우 ▲접수 ▲진료 ▲검체 채취 ▲소독 및 교육 등 4단계 내지 이를 간소화한 2단계로 운영된다.

필요한 인력은 접수·교육·시설관리·차량통제 등의 업무를 맡은 행정인력 1~3명, 진료를 보는 의사 1~2명, 검체 채취를 맡는 간호인력 1~2명 정도다.

해외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대구=뉴시스] 최동준 기자 = 10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에 의료진을 향한 응원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2020.03.10. photocdj@newsis.com
[대구=뉴시스] 최동준 기자 = 10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에 의료진을 향한 응원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2020.03.10. [email protected]
영국의 BBC 서울 특파원인 로라 비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구의 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사진을 올린 뒤 '기발한 아이디어인데다가 매우 빠르게 짓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샘 킴 블룸버그 통신 기자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칠곡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선별진료소와 달리 방역 작업이 생략돼 시간이 절약된다는 이점이 있다"며 "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부터 결혼 미룬 군인 등 각계각층 의료봉사 '훈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15일 대구에서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한 코로나19 의료자원봉사활동을 마친 뒤 서울로 돌아갔다.

안 대표는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최전선인 대구 동산병원에서 보름간의 봉사활동을 했다.

[대구=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의료진들이 11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 의료진 응원 메시지 앞에서 잠시 대화하고 있다. 2020.03.11. photocdj@newsis.com
[대구=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의료진들이 11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 의료진 응원 메시지 앞에서 잠시 대화하고 있다. 2020.03.11. [email protected]
안 대표는 서울대 의대 80학번으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의사다. 1991년 이후 컴퓨터 백신개발과 관련, 사업가로 변신했다. 안 대표의 부인 김 교수도 의사다.

안철수 대표는 "대구의 일일 확진자 수가 최대치에 달하고 의료진도 부족했을 때 이곳에 와 나름대로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아직 대구에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되기 전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며 "4·15 총선이 끝난 뒤 당선자들과 함께 대구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 의료 지원을 위해 결혼식을 늦추거나 전역을 연기하는 군 장병들도 잇따랐다.

2작전사령부 예방의학장교 안병찬(36) 대위는 이달 중순 예정된 자신의 결혼식을 연기했다.

군의관인 안 대위는 현재 2작전사 방역대책본부에서 부대 내 코로나19 유입 예방, 군내 확진자 발생 시 밀접접촉자 식별과 격리, 검사를 위한 호흡기 검체 채취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 이재무(44) 중령은 의료 지원이 필요한 현장마다 자원하며 6주째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 중령은 지난달 초부터 광주 21세기병원, 이천 국방어학원, 대구·경북 지역 군 의료 지원 현장 등을 돌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 7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지원을 위해 4일 오전 대구 동구 상매동 한 숙소에서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국군대구병원으로 출발하고 있다. 2020.03.04.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 7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지원을 위해 4일 오전 대구 동구 상매동 한 숙소에서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국군대구병원으로 출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국군대구병원 의무병 정세문(21) 병장은 지난 6일부터 전역 전 휴가였지만 휴가를 반납하고 전역 연기를 신청했다. 그는 일손이 부족한 대구지역 병원들을 위해 전역 전 휴가를 반납했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지난달 25일 의사회 회원들에게 SNS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리 대구를 구합시다. 우리 대구시민들을 구합시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회장의 호소문 말표 이후 전국의 의료진들이 대구지역 봉사활동 뜻을 비췄다.

자원봉사에 나선 의료진들 대부분 자신의 병원업무 도중이나 업무 후 시간을 쪼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외부에서 온 의사들은 아예 생업을 접고 대구로 달려오기도 했다.

이들은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등에서 일반환자 검체 채취는 물론 병상 회진까지 돌고 있다.

팔공산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의료봉사 중인 천영석(37)씨는 "병원에서 근무했던 노하우를 좋은 곳에 쓰고 싶어 지원했다"며 "의료진 모두 한마음으로 코로나19를 하루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환자가 완치될 때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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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달 대구]④최악의 바이러스 '퇴치' 한국 의료진이 보여줬다

기사등록 2020/03/17 16:03: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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