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 첫 주말도 매진행렬…"줄 서도 무용지물"

기사등록 2020/03/14 13:05:53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 대부분 '품절'

"넘치는 마스크 수요…공급은 턱없이 부족"

약국 문 열기 1시간 전부터 100여명 줄 서

"줄 길어지면서 못사는 사람 화풀이 늘어"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이른 아침부터 약국 출입구에 '공적 마스크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됐다. 2020.03.14. minki@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주말인 14일. 이른 아침부터 약국 출입구에 '공적 마스크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됐다. 2020.03.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아침부터 약국 5군데를 돌아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매진이라고 해서 아직 마스크를 1장도 못 구했어요. 도대체 어디를 가야 살 수 있는 거예요?"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른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첫 주말인 14일에도 공적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돌아서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뉴시스는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까지 약 1시간30분 동안 서울 구로구에 있는 약국 4곳을 돌아봤지만 이들 약국 모두 문을 연 지 1시간 만에 공적 마스크 400매 판매를 마쳤다.

약국들이 문을 연 지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9시30분께부터 이들 약국 출입구에는 '공적 마스크 품절', '공적 마스크 다 팔렸습니다' 등의 문구가 부착됐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인해 마스크를 향한 수요가 급증하자, 시민들이 출생연도 끝자리 숫자에 따라 지정된 날에만 마스크를 1인당 2매씩 구입할 수 있는 마스크 5부제를 지난 9일 도입했다.

끝자리 숫자가 1·6이면 월요일, 2·7이면 화요일, 3·8이면 수요일, 4·9면 목요일, 5·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으며,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말에는 주중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마스크 5부제 시행에도 급증하는 마스크 수요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으로 인해 이른 아침부터 허탕을 치고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약국 앞에서 마주친 중년 남성 A씨는 "평일에 약국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도 물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마스크를 사지 못해 주말 아침부터 일찍 나왔는데 아직 못 구했다"며 "아쉬운 대로 1회용 마스크를 소독해서 쓰고 있는데 계속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어디를 가야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 박모(59)씨 역시 "출생연도에 따라 월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는데 출근 때문에 약국에 갈 시간이 없어서 주말에 나왔다"며 "아침부터 나오면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몇 군데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직 1장도 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울 구로의 콜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1명으로 늘어난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03.12.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울 구로의 콜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1명으로 늘어난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공급 물량 자체도 부족하지만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평일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의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주말에 마스크를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B약국 앞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강모(62) 통장은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해도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오늘도 오전 7시30분부터 약국 앞에 100여명이 줄을 섰고, 약국이 문을 연 지 1시간 만에 마스크가 모두 매진됐다"고 설명했다.

이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 유모(44)씨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이후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더 길어졌다"며 "아침부터 사람들을 줄 세우기 싫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유씨는 "마스크 5부제로 줄이 더 길어진 만큼 마스크를 못 사는 경우 약국에 화풀이를 하거나 줄을 선 어르신들이 싸우는 경우도 늘었다"며 "어린이용인 소형 마스크가 많이 들어와 성인용 물량이 부족한 날에는 어른들 사이에서 난리가 난다"고 밝혔다.

이처럼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서는 사람들의 마찰이 심해지면서 아예 마스크 판매 방식을 예약제로 바꾼 약국도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C약국은 문을 열기 전 줄을 선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먼저 나눠주고, 오전 10시 이후 공적 마스크 물량이 입고되면 다시 와서 받아갈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 임모씨는 "오전 8시30분에 문을 열었는데 이미 150여명이 줄을 선 상태였고, 15분 만에 마스크 400매가 모두 나갔다"며 "공적 마스크는 보통 오전 10시 이후에 물량이 입고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계속 줄을 안 서도 되게끔 번호표를 먼저 나눠주고 다시 와서 찾아가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마스크 5부제 이후 사람들이 '줄만 서면 마스크를 다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아무런 정보도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왜 마스크를 안 내놓느냐' 등 화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공급 물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출생연도가 해당되는 요일이나 주말이라도 반드시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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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3/14 13:05:5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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