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08년 금융위기 후 첫 '임시 금통위' 여나(종합)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개최 가능성과 관련, "금통위원들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충격이 확산되자 금통위가 전격적으로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를 놓고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 관계자는 "전날에도 금통위 본회의 이후 금통위원들은 협의회를 갖고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을 포함해 한은의 정책 방향에 대해 협의한 바가 있다"며 "협의회를 시작으로 논의 중에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법상 임시 금통위는 의장이나 금통위원 2명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열린다.

다만 임시 금통위가 이날 개최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은은 임시 금통위 여부가 개최되면 재공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개최 여부의 최종 결정 시점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5%포인트 '빅 컷' 금리인하 이후 한은의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왔다. 금통위는 지난달 27일 회의에서는 코로나19가 이달 정점을 찍고 이후 진정될 것으로 보고 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 공포로 번지면서 금융시장이 금융위기급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12일(현지 시간) 뉴욕 주요 증시는 모두 10%에 가까운 폭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9.99% 급락해 장을 마쳤다. 지난 1987년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낙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9.51%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9.43% 고꾸라졌다.

국내 시장도 연일 '쇼크'다. 코스피가 개장 직후 6% 넘게 급락해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다. 코스닥 시장도 개장과 동시에 폭락세를 나타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원화값은 추락해 1220원선을 뚫었다. 장중 1224원선에서 거래되며 2016년 3월3일(1227.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은이 만약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하면 0.25~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인하에 나선 적은 단 두차례 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쳤던 지난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 폭인 0.75%포인트 인하했고, '9.11테러'가 난 2001년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전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미국 등 주요국 주가 급락 배경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뒤 "필요시 공개시장운영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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