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3개 콜센터 고용해 작은 공간에서 경쟁 유도
마스크 착용하면 상담 어려움…고객 항의까지 이중고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 콜센터가 있는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이 12일 폐쇄돼 있다. 2020.03.12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3/12/NISI20200312_0016170402_web.jpg?rnd=20200312102852)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 콜센터가 있는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이 12일 폐쇄돼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콜센터의 경우 대부분이 하청구조라 기업의 이익만 강조되고 안전은 뒷전이니, 작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근무할 수 밖에 없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담감염지로 콜센터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종사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12일 콜센터 종사자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에서는 이동통신사, 지자체가 운영하는 콜센터 등 64개 업체, 7046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형 콜센터의 경우 400석 규모이며 작은 곳은 10여명이 1m 남짓의 책상에 앉아 전화기와 종일 씨름한다.
대부분은 고객의 민원을 듣는 서비스 성격의 하청 형태이며 일부만 기업이 직접 운영한다.
또 대기업의 경우 콜센터 하청을 2~3개 업체에 주고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어서 기업이 제공한 한정된 공간에 여러 업체가 들어가 근무할 수 밖에 없다.
하청을 받은 업체는 한 콜이라도 더 받기 위해 비정규직 형태의 종사자를 고용해 좁은 공간에 집어 넣는다.
여기에 업무 특성상 감염병이 발생하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예방 차원의 대응뿐이다.
광주지역 콜센터는 중동기호흡기증후근(메르스)이 발생했을 때 예방 매뉴얼을 만들었고 코로나19가 터지자 본격 시행했다.
출근 하기 전 체온 측정과 비말(작은 액체 방울)이 가장 많이 닿는 전화기와 이어폰 등을 매일 소독했다.
또 구로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부터는 정부 권고에 앞서 재택근무와 콜센터 직원 분산배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빛고을콜센터 방역
하지만 대기업이 운영하는 콜센터는 코로나19로 폐쇄되면 다른 지역으로 상담(콜)을 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반면, 10여명 남짓의 콜센터는 업무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소규모 콜센터의 경우 전화를 분산시키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재택근무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상담할 경우 의사 전달에 문제가 있어 벗고 일할 수 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종사자들은 식당에서 사용하는 위생마스크를 따로 구입해 활용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임산부의 경우 육아휴직 등을 신청할 경우 퇴직까지 고려해야 해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
특히 감성노동을 하고 있어 코로나19 두려움과 함께 고객의 욕설을 듣고도 참아야 하는 구조다.
어느 콜센터 관계자는 "상담을 할 때 소음과도 직결돼 있어 창문을 닫고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기조차 되지 않아 집단감염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원청에 마스크 한장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다른 경쟁사는 그렇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우려돼 종사자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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