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법 부결에 국회 파행…이인영 공개 사과키로(종합)

[서울=뉴시스]김지훈 문광호 윤해리 김남희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본회의가 파행을 빚었다. 여야는 상임위 단계에서 합의했던 내용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여당 원내대표가 공개 사과하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짓기로 했다.

인터넷은행법은 KT가 케이뱅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논란은 계속 있었다. 때문에 이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김종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제안설명에서 "특정 기업을 위한 특혜가 아니다", "대주주의 사금고화 우려는 전혀 없다"고 강조하며 찬성 투표를 당부했다. 

그러나 박용진 의원이 반대토론에서 "(자격 요건) 대상 법률에서 공정거래법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KT라는 특정 기업을 위한 분명한 특혜"라고 직격하는 등 범여권 의원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이 개정안은 재석 184명에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됐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항의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본회의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통합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이 패키지딜을 약속해놓고는 금융소비자보호법만 통과시키는, 이른바 '먹튀'했다는 것이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정회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음모"라고 날을 세웠다. 당초 인터넷은행법 먼저 표결하기로 해놓고 순서를 바꿔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처리한 후 부결시켰다는 게 심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여야 간 합의한 것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합의를 파기하는 신뢰를 배반하는 이런 작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여당 지도부는 수습에 나섰다.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없지 않아 '찬성'을 당론으로 정하지 못해 자유투표로 하면서 벌어진 사고였다는 점을 설명하고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로 했다.

윤후덕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김한표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무위에서 합의된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1당과 2당의 협의 정신이 훼손되고 국회 신뢰 금 간 것에 대해 내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개 사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수석은 또 "오늘 부결된 인터넷은행법은 다음 회기에 정치적 신뢰를 기반으로 해서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원내수석 간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회기' 발언과 관련해 "선거 치르고 열리는 첫 번째 임시국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늘 인터넷은행법 관련 일은 우리 당에서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수석은 "추가적으로 오늘과 같은 국회 파행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을 국회의장에게 요구하는 우리 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오는 6일 오후 4시에 본회의를 재개한다. 윤 원내수석은 "내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지 못한 민생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선거구 획정안이 (선관위에서) 행안위로 올 예정인데 획정안이 오는 대로 내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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