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동참할듯…'임시금통위' 여부 촉각(종합2보)

기사등록 2020/03/04 19:56:11

이주열 "美 금리인하 등 감안할 것"

한은, 내달 금리인하 가능성 '고조'

한은 "임시금통위 여부 예단 어려워"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한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과 관련해 "정책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금리인하를 시사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한은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음달 9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금통위에 앞서 한은이 상황에 따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한 뒤 "지난주 후반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50~1.75%에서 1.0~1.25%로 0.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어 "미 연준의 조치로 미국의 정책금리(1.0~1.25%)가 국내 기준금리(1.2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이러한 정책여건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개최 가능성 등을 점쳤던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7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묶어뒀다. 코로나 사태가 이달중 정점에 도달한 뒤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따른 판단이었다. 대신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얼마 남지 않은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쓰기 보다는 미시적인 지원책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일주일이 채 안 돼 미 연준이 전격 금리인하에 나선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확대되면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마냥 미뤄두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연준에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과 중국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일제히 금리인하에 나설 태세다. 한은도 결국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1.0~1.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1.0~1.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고 이달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긴급 금통위를 통한 금리조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전염병과 경제학' 보고서에서 "다음 금통위 개최 시기가 멀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임시 회의를 개최해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다만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긴급 대응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에 대해 "과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여부를 예단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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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3/04 19:56:1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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