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옥중 메시지에 보수野 환호…'대통합' 분위기 고조

기사등록 2020/03/04 18:08:07

박근혜 입 유영하, '거대 야당 중심 합쳐달라' 발표

'특혜공천' 내분 겪던 통합당 환호 "승리 위해 뭉쳐야"

자유공화당 "뜻 받들어…통합당, 통합 제안에 답해야"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을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가는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7.05.23.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을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가는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7.05.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김지은 문광호 기자 = 옥중에서 그동안 침묵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는 메시지를 내면서 야권이 다시 힘을 받는 분위기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심사 갈등으로 내부 불협화음을 보여온 미래통합당이 당 내부는 물론 일명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자유공화당과도 하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나라가 매우 어렵다"며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유일한 입으로 알려진 유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고심하다 이날 최종 결단을 내렸다. 이를 증명하듯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자필과 교도관 날인이 담긴 서신을 기자들에게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2020.03.04.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2020.03.04. [email protected]

그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제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인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치 않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며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 하나된 모습을 보여달라.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옥중 메시지가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공개된 만큼 정치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까지 더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자는 보수 진영 목소리가 커졌지만 야권이 분열돼 동력을 제대로 얻지 못했다. 범 중도보수 통합을 이뤘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여기저기에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어 제대로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3.04.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3.04. [email protected]

그간 보수 야권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자유한국당은 새로운보수당 등과 통합하기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두고 애를 먹었다. '탄핵의 강'을 건너기로 합의하며 우여곡절 끝에 통합을 이뤘지만, 그 바람에 일명 태극기 세력이라 불리는 우리공화당(자유공화당의 전신)과 대립해왔다.

미래통합당으로 물리적 결합을 이룬 뒤에도 공천 심사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한국당 의원들과 이를 제외한 의원들이 '특혜 공천' 논란으로 갈등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 침묵 끝에 박 전 대통령 메시지가 나온 만큼,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는 환영과 함께 '보수 빅텐트'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공관위 브리핑 직후 기자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감옥에서 아주 의로운 결정을 해주셨다"며 "통합당이 출범한 지 며칠 되지 않아 국민 기대에 미흡한 점이 있을 텐데 야당이 힘을 합치고 뭉쳐야한다는 대국적 말씀을 드린 것에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페이스북에 "어느 누구보다 애국심이 강한 분이다. 그런 만큼 대한민국을 위해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 하나 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하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다. 승리를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다.

새보수당 출신인 정병국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옥중 서신에서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향한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었다. 이는 정치적 이해가 아닌 애국적 진심"이라며 "미래통합당은 그 진심을 총선 승리를 통해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서청원 무소속 의원 등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 합당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0.03.03.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서청원 무소속 의원 등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리공화당-자유통일당 합당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0.03.03.  [email protected]

'옥중 메시지'가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도 큰 틀에서 통합을 이룰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조원진 대표가 이끌던 우리공화당은 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만든 자유통일당과 '자유공화당'으로 합당했다. 여기에 서청원 무소속 의원 등이 합류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들은 합당하며 미래통합당과 총선 전 선거 연대를 제안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통합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 메시지가 나오자 자유공화당은 미래통합당에 응답을 촉구했다.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지난 3일 출범 선언에서 보수세력의 하나를 위해 통합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와 같은 뜻이 포함된다"며 "그 뜻을 받들어 태극기 우파 세력과 미래통합당 등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박 대통령께서 지난 2월 초에 이런 국민과 국가를 위한 큰 생각을 가진 것을 전해들었다"며 "앞으로 태극기 집회와 통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공동대표는 "어제 우리가 후보 단일화 등 미래통합당과 단결을 제안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며 "박 대통령이 거대 야당에 못마땅한 점이 있더라도 단결하라, 태극기는 하나가 되라고 간곡한 호소를 했다. 다시 한번 통합당이 저희들 제안에 대해 좋은 답을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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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옥중 메시지에 보수野 환호…'대통합' 분위기 고조

기사등록 2020/03/04 18:08:0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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