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너머 교수 입술모양 못 읽을까 걱정
강의 화질 낮으면? 교수가 마스크 착용땐?
자막 문의했는데…학교 "비상이라 어려워"
대학가 "온라인 강의 진행방식 등 논의 중"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일상생활의 불편은 어쩔 수 없겠지만, 강의는 어쩌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똥이 청각장애인에게도 튀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다니면서 순독(입술 모양을 읽는 것)으로 생활하는 청각장애인의 불편이 한층 가중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향후 청각장애 대학생들 학습권 난항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3일 충청권의 한 대학 특수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박모(23)씨는 개강을 앞두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개강 후 2주 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는 공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자막은 지원될 지 걱정이 태산이다. 박씨는 고도난청이 있는 청각장애인이다.
"저는 입모양을 보지 못하면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들어요. 요즘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이어서 의사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죠. 온라인 강의에 자막이 들어갈 지 걱정이 돼 학교에 연락을 해 봤는데 학교도 동영상 제작준비에 '비상'이라면서 자막 지원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어요."
박씨에 따르면 평소 수업은 '도우미'로 불리는 동료 학생들의 도움을 받는다. 교수의 입모양을 보고 수업을 듣다가 중요한 내용이거나 놓치는 부분이 생기면 함께 앉은 도우미가 노트북이나 공책에 적어 어떤 내용이었는지 설명해주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강의 자막이 없거나, 교수님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면 저는 거의 다 못 알아 들으니까 수업 이해도가 확실히 떨어지죠."
박씨는 "이미 1년 휴학을 했고, 이번에 4학년이라 오는 4월 교생실습 기간도 정해져 있어서 휴학까진 생각도 못해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만약 교생실습이 연기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돼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할 지도 생각이 복잡하다"고 했다.
최근 고려대학교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도 이같은 글이 올라와 34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의 공감을 샀다.
작성자는 "청각장애인에게 너무 답답한 세상이 왔다"며 "사람들의 입모양이 안 보이고 마스크에 소리가 갇혀 웅얼거린다"고 했다.
이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니 좋다"며 "다만 개강 이후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할지도 모른다고 해 걱정이다. 실시간 또는 녹화만 해서 바로 올라올 수 있는데 자막 지원이 안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웹캠의 화질은 보장할 수 있을지, (교수님의) 입모양이 제대로 안 보인다거나 (화질이 나빠) 칠판 위 글씨가 깨지면 어떻게 하느냐"며 "온라인 강의를 안 한다고 해도 만약 교수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강의하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똥이 청각장애인에게도 튀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다니면서 순독(입술 모양을 읽는 것)으로 생활하는 청각장애인의 불편이 한층 가중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향후 청각장애 대학생들 학습권 난항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3일 충청권의 한 대학 특수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박모(23)씨는 개강을 앞두고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개강 후 2주 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는 공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자막은 지원될 지 걱정이 태산이다. 박씨는 고도난청이 있는 청각장애인이다.
"저는 입모양을 보지 못하면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들어요. 요즘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이어서 의사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죠. 온라인 강의에 자막이 들어갈 지 걱정이 돼 학교에 연락을 해 봤는데 학교도 동영상 제작준비에 '비상'이라면서 자막 지원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어요."
박씨에 따르면 평소 수업은 '도우미'로 불리는 동료 학생들의 도움을 받는다. 교수의 입모양을 보고 수업을 듣다가 중요한 내용이거나 놓치는 부분이 생기면 함께 앉은 도우미가 노트북이나 공책에 적어 어떤 내용이었는지 설명해주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강의 자막이 없거나, 교수님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면 저는 거의 다 못 알아 들으니까 수업 이해도가 확실히 떨어지죠."
박씨는 "이미 1년 휴학을 했고, 이번에 4학년이라 오는 4월 교생실습 기간도 정해져 있어서 휴학까진 생각도 못해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만약 교생실습이 연기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돼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할 지도 생각이 복잡하다"고 했다.
최근 고려대학교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도 이같은 글이 올라와 34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의 공감을 샀다.
작성자는 "청각장애인에게 너무 답답한 세상이 왔다"며 "사람들의 입모양이 안 보이고 마스크에 소리가 갇혀 웅얼거린다"고 했다.
이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니 좋다"며 "다만 개강 이후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할지도 모른다고 해 걱정이다. 실시간 또는 녹화만 해서 바로 올라올 수 있는데 자막 지원이 안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웹캠의 화질은 보장할 수 있을지, (교수님의) 입모양이 제대로 안 보인다거나 (화질이 나빠) 칠판 위 글씨가 깨지면 어떻게 하느냐"며 "온라인 강의를 안 한다고 해도 만약 교수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강의하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최근 4년제·전문대학에 개강시점을 4주 이내로 연기할 것을 권고하면서 수업 이수시간은 현행법대로 15주간 유지하되 ▲온라인 강의 확대 ▲신·편입학생 첫 학기 휴학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대학들은 대부분 개강 후 2주 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 방침을 세운 대학들은 교수 및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방식을 설문하는 등 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각 학교 상황에 따라 수업자료에 음성을 입혀 공유하는 방식, 기존 사이버강의 플랫폼 또는 유튜브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 등이 논의 중이다.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내용에 따라 자막 속기 프로그램 등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지원 방향도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청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히 수업 준비 단계에서 고려돼야 할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 역시 "청각장애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에 한해 자막 제공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강의가 핵심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지난 2016년 2학기부터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을 위한 매체 강의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재정 등 여건이 여의치 않은 대학에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씨는 "학교에서 이 문제는 교수님과 개별적으로 협의해 보라고 했다"며 "전에도 도우미 학생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어서 자막 지원을 해줄 수 있을지 건의했는데 예산이 부족하다고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학교에서 청각장애 학생 지원에 최대한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며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때문에 더욱 불편이 커진 상황이어서 얼른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 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대학가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 방침을 세운 대학들은 교수 및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방식을 설문하는 등 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각 학교 상황에 따라 수업자료에 음성을 입혀 공유하는 방식, 기존 사이버강의 플랫폼 또는 유튜브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 등이 논의 중이다.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내용에 따라 자막 속기 프로그램 등 청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지원 방향도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청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히 수업 준비 단계에서 고려돼야 할 문제"라고 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 역시 "청각장애 학생이 수강하는 수업에 한해 자막 제공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강의가 핵심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지난 2016년 2학기부터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을 위한 매체 강의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재정 등 여건이 여의치 않은 대학에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씨는 "학교에서 이 문제는 교수님과 개별적으로 협의해 보라고 했다"며 "전에도 도우미 학생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어서 자막 지원을 해줄 수 있을지 건의했는데 예산이 부족하다고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학교에서 청각장애 학생 지원에 최대한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며 "무엇보다도 코로나19 때문에 더욱 불편이 커진 상황이어서 얼른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 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