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수선한데…정부-한전, 전기요금 인상 또 신경전?

기사등록 2020/03/01 06:00:00

한전, 작년 1조3500억 영업손실…최악적자

"정부와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안 협의 중"

상반기까지 정부 요금인상 인가 취득 추진

정부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 아직은 아냐"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 탓에 역풍 우려도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사옥 전경.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사옥 전경.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한국전력(한전)이 지난해 1조3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는 이런 언급조차 꺼릴 수밖에 없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4월 총선 이후에나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1일 한전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 마련을 위해 정부와 계속해서 개편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어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태려는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1조3566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손실액은 1조1486억원 급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적자 폭이다.

한전은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이 전기 판매 수익 감소에 있다고 밝혔다. 계절적 요인으로 전기가 덜 팔렸다는 것이다.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는 덜 덥고 덜 추워서 냉난방 수요가 줄었다고 한다. 이는 한전 입장에서는 통제 밖의 영역이다. 여기에 국제유가와 환율 등 외부 변수도 한전의 재무구조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다.

손실액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전기 판매로 벌어들인 돈은 줄었는데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권 무상할당량 축소와 미세먼지 대책에 따른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전은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을 위해 전년 대비 6565억원 늘어난 7095억원을 썼다.

이는 한전이 합리적인 수준의 새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근본적인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전은 올해 6월 말까지 전기요금 개편안에 대한 정부의 인가를 취득할 계획이다.

이 개편안에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 개선과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도입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는 전기 사용량이 월 200kWh 이하인 저소비층에 월 4000원 한도로 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2018년 기준 958만 가구가 혜택을 봤고 총 할인액은 4000억원에 달했다.

소비자가 스스로 전기 사용 패턴을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를 고를 수 있는 선택적 전기요금제도 만들기로 했다. 한전은 전기 요금의 이용자에 대한 부담 원칙을 세우고 현재 원가 이하의 전력 요금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지금보다는 전기요금을 더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인 국민들의 인식이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한전의 이런 계획에 줄곧 어깃장을 놓아 왔다.

앞서 김종갑 한전 사장은 각종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식으로 발언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취임 초기부터 '콩(원료)보다 두부(전기)가 더 싸다'고 주장하면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김 사장의 발언 이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기요금 체계 개편 관련 논의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한전은 일몰이 예정된 전기차 충전전력요금 할인에 대한 단계적인 폐지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전통시장 전기요금 할인을 폐지하는 대신 5년간 285억원을 들여 전통시장 에너지 효율 향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특례할인 일몰로 당장 재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새로운 예산만 편성한 셈이다. 당시 전기요금 인상을 원하지 않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새 전기요금 체계 마련도 난항이 예상된다. 코로나19는 가장 큰 변수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요금 인상안을 들이밀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정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이 있던 2015년보다 더 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준비 중이다. 이를 제외해도 이미 코로나19 피해 극복 지원과 경기 보강에 약 2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한전에서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제출하면 검토를 하겠지만 아직은 이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구조적으로 적자가 난 부분이 있다"며 "공익성과 수익성을 감안해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대해 정부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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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수선한데…정부-한전, 전기요금 인상 또 신경전?

기사등록 2020/03/01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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