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코로나 추경' 요구 봇물…황교안도 "협조하겠다" 가시화(종합)

기사등록 2020/02/21 18:24:08

이해찬·이낙연 "정부, 추경 편성 검토해야"

코로나 직격에 성장률 2%대 붕괴 위기감

TK 지역 확산에 황교안도 "머리 맞대겠다"

전례없는 총선 전 '벚꽃 추경' 현실화 가닥

與 "지역 의료 보강·경제 충격 완화해야"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더좋은미래 소속 기동민·진선미·박홍근·김성환 의원(왼쪽부터)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코로나 추경 즉시 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2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더좋은미래 소속 기동민·진선미·박홍근·김성환 의원(왼쪽부터)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코로나 추경 즉시 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2.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고 경제 위기 우려가 높아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당초 '혈세 낭비'를 거론하며 오는 4월 총선 전 추경 편성에 경계심을 드러내온 미래통합당 역시 TK 지역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탓에 추경 편성에 호응하고 나서 '벚꽃 추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소 상공인과 지역경제에 (코로나19가)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우리 당 영남권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김영춘, 김두관 의원이 긴급 추경 편성을 촉구했는데 당정은 민생을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달라"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은 특히 재정여력이 있으니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라고 권고했다"면서 "현실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남인순 최고위원 역시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추경 편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지난 2015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고 호응했다.

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TK에) 당연히 최대한의 지원을 해드려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주말, 일요일(23일)경에 고위 당정이 있으니 그때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고, 정책위 관계자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추경 필요성에 대해 검토할 것 같다. (정부로부터) 보고를 받아야 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두관, 김부겸, 김영춘 등 부산·경남·대구 등 영남권 중진 3인방은 지난 12일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한 달 동안 골목을 누비며 시민을 만나 뵌 결과 저희가 느낀 지역경제의 심각성은 중앙정부와 관료사회가 느끼는 것과 크게 달랐다"면서 추경 편성을 촉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1.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1. [email protected]

당초 정부·여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3조4000억원의 예비비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넘어 경제 전반이 내수 위축 직격탄을 맞으며 추경 편성으로 급선회하는 모양새다.

이미 민주당 차원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소비쿠폰 및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완화, 기업 인센티브 확대 추진 등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6%로 대폭 낮췄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무디스도 한국 성장률을 기존 2.1%보다 낮춘 1.6%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2.0%가 무너질 경우 자칫 '경제 실정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도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이라고 현 상황을 규정한 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옵션들을 다 열어놓고 준비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며 "기정예산과 예비비로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부분에 일단 집중하려고 하는데 상황 전개에 따라선 추경을 고려할 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경을 하기 위해선 국회에 가서 의결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따라서 이번 달 말 발표될 대책은 기정예산과 예비비를 통해서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추후에 필요하다면 추가 대책도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7월에 11조6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으나 지난 2000년 이래 4월 총선 전 '벚꽃 추경'은 편성된 전례가 없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4·15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일대를 찾아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02.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4·15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일대를 찾아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02.21.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이 전 총리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당 지도자들께서 세금을 쓰지 말라고 하시는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이럴 때 써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드리는 게 정부의 기본 의무"라고 초당적 대응을 주문했다.

당초 '혈세를 쏟아부을 생각을 접으라'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종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필요한, 적합한 곳에 추경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는 일관되게 필요성 있는 추경은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이어 황 대표는 오후 입장문을 통해 "가장 지원이 시급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여당과 머리를 맞대겠다"며 "예비비든 추경이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추경 협조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는 통합당의 지지기반인 TK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경 편성 요구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도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추경이란 지금과 같이 예상치 못한 국가적 재난이나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일종의 비상금"이라며 "금년도 예산 범위 내에서 이용과 전용을 통해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코로나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지도부의 '추경 검토' 발언으로 물꼬가 터진 민주당 의원들의 추경 촉구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기동민, 김성환, 박홍근, 진선미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의 상황에서 추경은 되면 좋고 안되면 말거나 오늘 못하면 내일로 미뤄도 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정쟁과 반대의 도구가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면서 추경을 주장했다.

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불어미래구상' 소속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이제 모든 교섭단체가 모여 추경 편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며 "정부도 실무작업을 바로 시작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추경에 대해선 "우선 수도권과 달리 음압병상, 역학조사관, 검체 검사기관이 부족한 지자체를 지원하고 아울러 지역 응급의료체계 보완책을 마련하는 추경이 돼야할 것"이라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음식점 등 자영업자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지역 경제의 충격을 완화하고 지원하기 위한 추경이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에는 박정, 백혜련, 강병원, 권칠승, 기동민, 김병욱, 김영진, 김영호, 김정호, 김철민, 김해영, 맹성규, 박경미, 박찬대, 서삼석, 소병훈, 송기헌, 심기준, 안호영, 어기구, 위성곤, 유동수, 윤준호, 이규희, 임종성, 정재호, 제윤경 의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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