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의료진 검사 권유했지만 두차례나 거절
권유따랐으면 신천지교회, 호텔 결혼식 불참했을것
"의사 소견 내도 환자 거부할 경우 강제할 방법 없어"
[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 = 19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리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명이나 발생하는 재앙적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31번째 확진자가 입원 중에 고열증세를 보여 의료진으로부터 두 차례 코로나 검사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져 강한 아쉬움을 주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 서구에 거주하는 61세 여성 A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 30분께 교통사고를 당해 7일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입원 4일째인 지난 10일 체온이 38.8도에 이르는 발열 증세가 생겨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며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두 차례 권유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없다는 이유로 해당 병원에 머물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증상이 더 악화된 뒤에야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격리 조치됐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가 의료진의 권유에 따랐다면 이동과 노출을 막을 수 있었고 감염진원지로 나타난 남구 신천지대구교회(16일)와 감염지 우려가 높은 동구 퀸벨호텔(15일)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19일 오전 대구시와 경북도가 발표한 신규 확진자 중 7명이 31번 환자가 갔던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전체 13명 중 11명이 31번 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4번(24·중구·무직), 35번( 26·여·남구·무직), 36번(48·여·남구·무직), 42번(28·여·남구·카페아르바이트), 43번(58·여·달서구·한국야쿠르트), 45번(53·여·달성군 무직) 확진자는 모두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감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검사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의사가 소견을 내놔도 환자가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었고, 접촉자로 분류되지도 않았더라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발열, 기침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면검사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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