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武漢)바이러스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번째 환자가 연구소 연구원이라는 루머를 부인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최근 (본 연구소) 졸업생인 황옌링(黃燕玲)이 코로나 19에 처음으로 감염된 '0번 환자'라는 부실한 정보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2015년 졸업해 석사학위를 받은 황옌링 학우는 학창시절 박테리오파지(세균에 감염해 숙주의 균을 용해시키고 증식시키는 바이러스) 카테나아제(고분자의 중합 사슬을 절단하는 효소)의 항균 효능 등을 연구했다"며 "황옌링 학우는 졸업 이후 다른 성(省)에서 일하며 우한에 돌아온 적도 없고, 코로나 19에 감염된 적도 없을 정도로 건강한다"고 루머를 부인했다.
아울러 "이번 루머는 연구소의 과학 연구를 크게 방해했다. 관련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물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중국 정부가 에볼라 등 감염성 바이러스를 연구하기 위해 설치한 연구소다. 하지만 연구소 측의 부인에도 중국에서 유일하게 생물안전 4급 실험실을 갖춘 이 연구소가 코로나 19 유행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우한 화난(華南)수산시장이 코로나 19 발원지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 지정병원인 우한 진인탄 병원 연구원 7명은 지난달 25일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41명을 연구한 결과, 첫 번째 환자가 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첫 번째 감염자와 이후 환자 사이에 역학적 연관성도 없다고도 했다.
미국 조지타운대 전염병 전문가인 대니얼 루시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화난수산시장에서 유출되기 전에 (시장) 다른 곳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도 인도 델리대와 인도 공대 연구팀이 코로나 19가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닮았으며 자연적으로 재조합됐을 가능성이 낮다는 논문을 지난달 31일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공개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세간에서는 이 논문을 근거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고자 HIV와 코로나바이러스를 재조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우한 폐렴 분석에 참여한 스정리(石正麗)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2일 오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위쳇 계정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대자연이 인류의 문명적이지 않은 생활습관에 내린 징벌"이라면서 "내 생명을 걸고 실험실과 무관하다고 보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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