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우한 실태 폭로 中 시민기자 또 실종…"독재" 비판

기사등록 2020/02/15 19:39:36

우한 의류판매업자 팡빈, 실종…9일 마지막 영상

우한서 시신 담은 포대 장면 포착해 유명해져

[서울=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현장 실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온 의류 판매업자 팡빈의 모습.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현재 실종 상태라고 14일(현지시간)일 보도했다. (출처=팡빈 유튜브 영상 캡처) 2020.02.15.
[서울=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현장 실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온 의류 판매업자 팡빈의 모습.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현재 실종 상태라고 14일(현지시간)일 보도했다. (출처=팡빈 유튜브 영상 캡처) 2020.02.15.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국 정부를 비판해온 시민기자가 또 실종됐다. 천추스에 이어 2번째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현장 실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온 의류 판매업자 팡빈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팡은 병원의 긴 대기 줄, 약한 상태의 환자들, 괴로워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영상을 올려왔다.

그는 우한 병원 앞에 주차된 베이지색 밴에 시신 8구를 담은 포대가 놓인 장면을 포착하고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한탄하는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유튜브 계정 소개말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이래 병에 걸린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병원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다. 병상과 의료시설이 많이 부족하다"며 "많은 곳은 진상을 숨기기 위해 길을 봉쇄하고 길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측의 선전이 아니라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만이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실종된 시민기자 천추스와 달리 팡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전 그의 유튜브 계정에는 대개 중국 전통 의류 관련 콘텐츠가 주로 올라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그는 우한의 텅 빈 거리와 붐비는 병원의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천과 달리 편집 실력은 부족했지만, 천처럼 팡도 갈수록 절박해지고 정부에 반항적인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2일 팡은 정부 관리들이 그의 노트북을 압수했으며 시신 포대 영상과 관련해 자신을 추궁했다고 설명했다. 4일에는 집 밖에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촬영했다.

영상에서 팡은 중국에서 보기 드물게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의견을 냈다. 그는 집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자신이 사복경찰에게 둘러싸여 있다면서 "권력에 대한 탐욕"과 "독재"를 비판했다.

9일에는 "모든 시민들은 저항하자. 인민들에게 권력을 돌려주자"는 글이 적힌 종이를 찍은 12초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이것이 팡의 마지막 영상이다.

천과 팡의 실종 소식은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의 이름을 웨이보에 검색하면 검색 결과로 뜨는 관련 글이 거의 없다고 한다. '우한 영웅' 의사 리원량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이후 온라인상에 추모 물결이 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처음으로 경고했다가 경찰에 불려가는 고초를 겪었다.

NYT는 시민기자 영상에 대한 욕구는 부분적으로, 언론이 당국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는 중국에서 독립적인 보도 매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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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서 우한 실태 폭로 中 시민기자 또 실종…"독재" 비판

기사등록 2020/02/15 19:39:3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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