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수준 메뚜기떼 동아프리카 습격…식량위기 직면

기사등록 2020/02/13 17:59:11

FAO "7600만 달러 시급…4월 이후엔 의미 없어"

[키투이=AP/뉴시스]지난달 24일(현지시간) 케냐 키투이 지역 마을에서 한 무리의 사막 메뚜기 떼가 나무 위를 날고 있다. 케냐는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온 수억마리의 메뚜기 떼로 식량 위기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2.14.
[키투이=AP/뉴시스]지난달 24일(현지시간) 케냐 키투이 지역 마을에서 한 무리의 사막 메뚜기 떼가 나무 위를 날고 있다. 케냐는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온 수억마리의 메뚜기 떼로 식량 위기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0.2.14.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멀리서 보면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눈보라처럼 두텁고, 빗방울처럼 헤아릴 수 없으며, 성서 속 악명 높은 창조물의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엄청난 행렬. 공중에서 펄럭이며 불길한 징조처럼 태양을 가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와 케냐를 습격한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 떼를 이렇게 묘사했다. 동아프리카에서 현재 수 세대 동안 볼 수 없던 재앙 수준의 메뚜기 떼가 창궐하고 있다.

메뚜기 떼로 이 곳에선 심각한 식량 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메뚜기들은 곡식과 농장을 파괴하고, 시장을 텅 비게 하며, 먹을 것이 없는 가축을 죽게 할 수 있다. 약 1900만 명의 사람들이 이미 동아프리카에서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해충통제전문가에 따르면 1954년 에티오피아에서 비슷한 수준의 메뚜기 떼가 창궐하면서 녹색 잎 식물의 거의 100%를 먹어 치웠고, 가뭄과 함께 1년 동안 기근이 발생했다.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통제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전문가는 "메뚜기 떼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따윈 없다. 오직 통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전멸시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살충제를 뿌릴 수 있는 비행기는 케냐에 5대, 에티오피아엔 3대 뿐이다.
[살랄=AP/뉴시스]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간) 촬영한 이 사진에서 사막 메뚜기 떼가 소말리아 살랄 지역 마을 땅을 뒤덮고 있다. 25년 만에 재앙 수준으로 창궐한 메뚜기 떼가 동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되며 식량 위기 우려를 낳고 있다. 2020.2.13.
[살랄=AP/뉴시스]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간) 촬영한 이 사진에서 사막 메뚜기 떼가 소말리아 살랄 지역 마을 땅을 뒤덮고 있다. 25년 만에 재앙 수준으로 창궐한 메뚜기 떼가 동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되며 식량 위기 우려를 낳고 있다. 2020.2.13.


유엔은 메뚜기 떼로 인한 심각한 식량 위기를 막기 위해 당장 76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취둥위 FAO 사무총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확히 지금 기금이 필요하다"며 "4월 이후에 모금된다면, 그 땐 그 돈은 쓸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 간 가뭄으로 식량 원조에 의존해야 했던 이 지역은 갑자기 홍수가 나는 등 이상 기후가 나타났다. 우기가 장기화하면서 식량 압박은 다소 완화됐지만, 대신 메뚜기 떼 번식을 위한 이상적인 조건이 만들어졌다.

에티오피아 남부에 메뚜기 떼가 수확철인 지난 1월을 지나 창궐한 것은 농부들에겐 큰 행운이었다. 그러나 최소 6월까지 우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메뚜기 떼가 다가오는 수확철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티오피아 남부 지역에 사는 농부는 "우리 문화에서 메뚜기 떼가 도착하는 것은 비를 의미하기 때문에 메뚜기 떼를 반긴다"면서도 "하지만 비보다 더 오래 머무르면 그것들은 모든 것을 먹어치울 것이고, 우리는 굶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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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수준 메뚜기떼 동아프리카 습격…식량위기 직면

기사등록 2020/02/13 17:59:1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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