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이순신 북방유적' 발굴도 신종코로나로 차질

기사등록 2020/02/06 05:45:00

'나선-녹둔도' 북방유적 남북동시발굴 3월 추진

북한, 국경 폐쇄와 외국인 격리…외부 단절강화

러시아, 감염 외국인 추방 고려…국경선도 봉쇄

"아직 확정된 내용 없어…3월 추진은 어려울 것"

[서울=뉴시스]녹둔도 추정 위치도. (위치도=뉴시스 DB)
[서울=뉴시스]녹둔도 추정 위치도. (위치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올해 봄부터 남북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러시아 연해주, 함경북도 나선시 일대에서 실시할 예정이었던 이순신 장군의 유적 발굴 조사가 차질을 빚게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보이면서 러시아와 북한 모두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당초 3월부터 러시아 영토인 연해주 하산군 옛 녹둔도와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일대에 분포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순신 장군의 유적에 대한 남북 동시 발굴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특히 시는 발굴결과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정부, 러시아 등과 협의해 나선-녹둔도의 이순신 장군 북방 유적을 역사문화 유적지로 보존·관리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해당 지역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전인 1587년 42세 때 조산보(현재의 함경북도 나선시) 만호 겸 녹둔도 둔전관으로 활약했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은 명-청 교체기를 맞아 세력이 강성해진 여진족의 침략으로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고 녹둔도 전투(1587년)에서 크게 승리했다.

현재 함경북도 나선시에는 1882년 지방관이 건립한 이순신 공적비인 '승전대비'와 이순신 사령부가 있던 조산진성이 현존하고 있다. 옛 녹둔도 지역에는 녹둔도 전투의 현장인 녹둔토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15세기의 '동국여지승람'부터부터 '고종실록'에 이르기까지 여러 고문서에 기록돼 있다.

녹둔도는 조선 세종 시기 6진 개척(경흥)으로 조선 영토로 편입됐지만 두만강 퇴적작용으로 러시아 연해주에 연결돼 육지화 됐다. 1860년 청·러 베이징조약으로 연해주와 함께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남북 동시 발굴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어 외부인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협력사업과 관련한 곳에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며 "3월에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입국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의무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순신 장군 녹둔도 전투 묘사도-수책거적도. (묘사도=뉴시스 DB)
[서울=뉴시스]이순신 장군 녹둔도 전투 묘사도-수책거적도. (묘사도=뉴시스 DB)
또 지난달 31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를 통해 금강산 지구 철거 일정도 연기했다. 금강산 국제관광국 명의로 온 통지에서 북한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감염된 외국인들을 러시아 밖으로 추방할 수 있다고 시사하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는 확진자가 없을 때부터 몽골에 이어 중국과 접한 극동 부문의 국경선을 봉쇄했다. 중국인에 대한 취업 비자 발급도 중단했고 중국과 항공·기차 연결 교통을 거의 전면 중지시켰다.

지난 3일에는 모스크바-베이징 연결의 마지막 기차 운행이 중단됐다. 러시아와 북한 간의 모든 기차 교통도 중지됐다.

다른 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차질이 예상되지만 녹둔도 발굴 사업과 관련된 것은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이 없다"며 "구체적인 계획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이 공동으로 녹둔도 지역의 유적과 문화재를 발굴하는 사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시는 그동안 남북교류가 교착 상태인 점을 고려해 한·러 분과, 북·러 분과를 각각 구성해 사전조사와 현장답사, 학술대회 등을 마쳤다. 지난해 12월1일(현지시간)과 6일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나선-둔녹도 이순신 장군 유적 조사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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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러 '이순신 북방유적' 발굴도 신종코로나로 차질

기사등록 2020/02/06 05:45: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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