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에 회장직 해임 수모
건강 거처 놓고도 두 아들 갈등
실형 선고받았지만 수감은 면해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은 성공한 경영자였지만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두 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한 불행한 아버지였다.
2015년 7월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선임돼 한·일 롯데를 총괄하게 되자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에서 신 회장을 해임하는 등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고인이 동참해 장남 편에 서자 결국 일본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전격 해임되는 수모를 겪었다.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해 형식적으로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 문제는 형제간 단골 분쟁거리로 등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길 수 있을 만큼 건강한 상황이라고 주장한 반면, 신 회장 측은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어 정상적 판단이 불가능다하고 반박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자 2016년 12월에는 신 명예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가 신 명예회장의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어 성년후견인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심판을 청구했고, 결국 법원은 오랜 심리 끝에 그에 대해 한정후견인을 지정했다. 중증 치매 등으로 정상적 판단이 어렵다는 사실을 법원이 인정하게 되면서 사실상 신 명예회장의 경영활동은 불가능해졌다.
신 회장과 신 전부회장이 신 명예회장의 거쳐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빚었다. 결국 지난해 6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신 명예회장은 거처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소공동으로 옮겼다. 이때부터 신 명예회장의 건강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은 수감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치매 등 건강상 수형생활이 어렵다는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법정 구속은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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