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한배 탔지만…한국당·새보수당 기싸움 팽팽(종합)

기사등록 2020/01/09 18:58:29

새보수당, 黃대표에 '보수재건 3원칙' 입장 공개 표명 요구

통합추진위원장 추대 놓고도 두 당간 다소 '온도차'

정병국 "당에서 논의해야" 이양수 "한국당은 동의한다"

한국당 초·재선 전원 '당 혁신 동참 일임서' 지도부에 제출

"대통합에 찬성…새보수당 쪽에서 화답을 할 차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1.09.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문광호 기자 =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9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보수통합의 닻을 올렸지만, 두 당이 합의한 지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잡음이 흘러나왔다.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가까스로 한배를 탄 상황에서도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은 더 팽팽해진 형국이다.

중도·보수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을 통합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하는 안을 잠정 합의했다.

연석회의는 ▲대통합 원칙은 혁신과 통합 ▲통합은 시대적 가치인 자유와 공정 추구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 통합 추구 ▲세대를 넘어 청년들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통합 추구 ▲탄핵문제가 총선승리에 장애가 돼선 안 될 것 ▲대통합 정신을 담은 새로운 정당 창당 등 총 6가지 사항을 합의했다.

통추위 참여대상은 정당, 시민사회단체, 외부인사 등 4개 범주로, 정당이 아닌 외부단체 출신 인사의 비중이 더 크도록 구성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통추위 구성 방식은 위원장에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정병국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일단 통합하는 데 대해서 우리 당이 그동안 주장했던 '3원칙'이 전제돼야 시민연석회의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새보수당의 입장이었고, 시민연석회의에서 새보수당이 주장했던 중도보수대통합 3원칙에 대해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 정리됐다"며 "자유한국당 측에서도 그것을 다 수용한다고 동의해서 합의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런 원칙하에 혁신통추위를 구성한다는 부분까지만 동의한 것"이라며 "혁신통추위 구성안에 대해서는 시민연석회의에서 논의는 했지만 당의 입장 정리가 안 되서 당에 가서 논의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자유한국당의 이양수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원칙에 대해 "이전에 황교안 대표가 이미 연설문이나 이런 것을 통해 수용 의지를 밝혔다"며 "이 자리에서 시민사회와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두 번에 거쳐서 3원칙을 수용한다고 밝혔다"며 "그걸 제가 와서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당대표단·청년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1.0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당대표단·청년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1.08. [email protected]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추대를 놓고도 두 당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 의원은 "그건 당에서 합의한 건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반면, 이 의원은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당에) 보고만 하면 될 것 같다. 한국당은 동의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통추위 합류에 긍정적이었던 새보수당은 합의 몇 시간 만에 다시 기류가 급변하면서 한국당과 거리를 뒀다. 이날 새보수당의 의원총회에서는 통추위 참여 결정을 놓고 간간이 고성이 흘러나올 만큼 일부 의원들이 강력 반발했다.

결국 새보수당은 연석회의가 합의한 사항에 대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공개적인 동의 표명 없이는 통추위 참여는 '불가'라는 결론을 내리고 한국당에 최종 통보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새보수당이 제안했던 '보수 재건 3원칙'과 시민단체가 밝힌 6원칙에 대해 황 대표가 동의하는지 대표 본인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예컨대 황 대표가 의원총회라도 소집해서 '3원칙'에 대해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공개적으로 당론이라고 선언해야 최소한의 신뢰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 책임대표는 "황 대표가 (보수통합 수용 여부를) 발표하려다 내부 반발로 못한 모습을 보인 적 있다. 대표가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을 논의하면 불안정해진다"며 "저희는 확고한 약속 없이 통합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단호히 말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자유한국당 김태음, 박맹우, 김선동, 김성태, 박덕흠 등 중진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남도마루에서 통합추진을 위한 오찬모임을 갖고 있다. 2020.01.0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자유한국당 김태음, 박맹우, 김선동, 김성태, 박덕흠 등 중진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남도마루에서 통합추진을 위한 오찬모임을 갖고 있다. 2020.01.09. [email protected]
통추위 구성에는 합의했지만 위원장 인선에는 합의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구성 자체도 황 대표가 본인 입으로 확답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중차대한 일에 대표가 빠져서 되나. 원칙에 대해선 합의했지만 구성은 미합의"라고 답했다.

하 책임대표는 "혁신통추위가 되면 당 2개가 없어진다. 위원장 역할은 굉장히 많고 중차대한데 단순 자문기구인지 구속력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양당 합의가 필요하다"며 "구속력이 필요하다면 서약이라도 해야 한다. 부족하면 의원 전원이라도 서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에서는 새보수당의 '결단'을 계속 압박하며 다각도로 보수통합을 지지했다. 

이날 한국당은 공천의 형평성을 위해 전국 당협위원장이 일괄 사퇴를 했고, 초·재선 의원 71명 전원은 '당 혁신 동참 일임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했다. 당 지도부의 보수대통합 추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박덕흠 한국당 재선의원 모임 간사는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개혁과 쇄신에 박차를 가하자는 뜻에서 재선의원들이 다 참석해 각서를 제출하게 됐다"며 "저희 재선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뜻에 따라서 처신을 할 것이며, 또 대통합에 있어서 찬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양수(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 모임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0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양수(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 모임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09. [email protected]
이양수 한국당 초선의원 모임 간사는 "전 초선의원들이 연명부로 공관위와 당 지도부의 공천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전혀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결의를 다지고 연명부를 작성, 제출하게 됐다"며 "지금 당에 대통합 문제가 남아있다. 통합에 좀 더 속도를 내고 결과물을 내달라"고 간청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별도 오찬 회동을 갖고 보수통합을 촉구하는 결의도 다졌다. 이 자리에는 김선동, 주광덕, 홍철호, 김성태, 김태흠, 박맹우, 박덕흠, 박인숙, 이양수, 장제원, 김명연 의원 등 초재선뿐만 아니라 안상수, 정진석, 윤상현, 김영우 의원 등 중진도 일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김태흠 의원은 "오늘 보수통합을 해야 된다는 대전제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모여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보수통합은 국민들의 염원이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의 폭주와 독주를 막으려면 보수통합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이런 부분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통합 과정 속에서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보수쪽에서 얘기하는 3원칙도 다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에 이제는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보수쪽에서 큰 결단을 내려야 된다"며 "보수통합은 대명제고 염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통추위 진행이 더디다든가 서로 이견이 있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되면 우리가 또 다른 강한 의견을 개진을 할 것"이라며 "새보수당에서 이제는 큰 이견이나 작은 이견이나 이런 부분들 보다는 큰 틀 속에서 결단을 해달라"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새보수당 쪽에서 화답을 할 차례"라며 "남녀가 결혼하는데 대외적으로 조건을 얘기헀는데 그걸 다시 얘기해라, 자꾸 얘기하라고 하게 되면 서로 신뢰를 못얻는 것"이라고 진정성을 의심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에게 보수재건 위한 1일 1제안을 하고 있다. 2020.01.0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에게 보수재건 위한 1일 1제안을 하고 있다. 2020.01.09. [email protected]
원유철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415호 통합열차가 출발의 고동소리를 울렸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그리고 제정당과 시민단체가 중도보수통합신당의 깃발을 들고 출발했다"며 "이제는 미래만을 애기해야 한다. 과거의 이야기는 상처만 들춰낼 뿐이다"라고 썼다.

원 의원은 "415 통합열차는 이제 미래 비전만을 연료삼아 달려야 한다"며 "다타버린 그래서 이미 화석화된 석탄으론
중도보수개혁통합 열차의 에너지가 될 수 없다. 이제 통합열차는 과거의 강을 출발과 동시에 이미 건넜다. 이제 속도를 내고 총선승리라는 종착역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고 통합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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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1/09 18:58:2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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