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대책, 부정적 36.3%, 적절 18.8%…"투자자들의 권익 침해하고 투자문화 저해할 것"
PF 규제, 부정적 38.8% 적절 15.6%…"PF 규제로 주택공금 어려워저 집값은 더 오를 것"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증권업계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대책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DLF 사태 재발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서는 불완전 판매 방지를 강화해야 하는데 상품 자체를 못팔게 만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또 IB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액을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자본시장의 기능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다수 제기됐다.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3개 주요 증권사에 근무하고 있는 증권사 직원 3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응답자중 139명(45%)는 정부가 내놓은 DLF 대책에 대해 '보통'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부정적인 평가로 분류되는 부적절은 76명(24.6%), 매우 부적절은 36명(11.7%)로 응답했다. DLF 대책이 적절하다는 의견은 43명(13.9%), 매우 적절하다는 의견은 15명(4.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보통'의 의견을 제외하고 볼 때 정부의 DLF 대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36.3% 인데 반해 적절했다는 의견은 절반 수준인 18.8%에 그쳤다.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이들 중 일부는 무분별한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공모형 ELS(주가연계증권)에 대한 규제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4년간 은행이 판매한 공모·지수형 주가연계신탁(ELT, ELS를 특정 금전신탁 계좌에 편입해 판매하는 상품) 상품 중 손실이 난 사례가 전무한데도 규제에 포함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안전성이 검증된 상품을 은행, 보험사에서의 판매되는 것을 막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의 권익을 침해하고 선진 투자문화 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DLF 사태와 유사한 피해 재발 방지책은 될 수 있지만 이번 규제는 사후약방문, 탁상행정 등으로 볼 수 있어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묻는 조사에서는 '보통' 의견이 141명(45.6%), '부적절' 의견이 72명(23.3%), '매우 부적절' 의견이 48명(15.5%)로 집계됐다.
적절했다는 의견은 32명(10.4%), '매우 적절' 의견은 16명(5.2%)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의견은 120명(38.8%)로 집계됐으며 48명(15.6%)이 긍정적인 의견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자본력에 비해 과도한 채무보증을 제공하지 않도록 증권사에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하기로 했다. 증권사의 경우 지금은 부동산PF 채무보증에 대한 제한이 없지만 정부의 규제 방안이 적용되면 자기자본 이상을 빌려줄 수는 없게 된다.
부정적 의견을 남긴 응답자 중 다수는 이 같은 방안이 본격 추진될 경우 자본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정책이 될 소지가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초대형 IB의 핵심 수익원 중 한 분야를 막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일부 응답자들은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PF에 규제를 가할 경우시행사나 중소형 건설사가 주택을 공급하기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 전체를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최소한의 규제를 통해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자본시장이 흘러가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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